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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사태 6주년...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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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춘 기자) 꼭 6년전 오늘(2010년 9월2일) 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었을까. ‘신한은행이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검찰에 고소했다’는 얘기가 전해졌다. 도대체 상상할 수 없는 일. 은행원들의 속성상 자신들의 다툼을 검찰에 스스로 끌고 간다는 것은 생각할 수 조차 없었다. 당시엔.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났고, 이제 그 일은 ‘신한사태’라는 이름으로 금융 역사의 뒤안길로 묻혔다.

6년이 지난 지금. 모두가 ‘과거의 일’로 치부하지만, 불행히도 신한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당장 법적 시시비비가 끝나지 않았다. 신한은행(행장 이백순)은 당시 신 사장을 배임 및 횡령혐의로 고소했다. 950억원의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은행에 손실을 끼쳤으며 은행돈을 횡령했다는 혐의였다. 신한은행은 이후 신 사장에 대해 고소를 취하했지만, 검찰수사는 계속됐다.

결국 신 사장은 2010년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1심을 뒤집어 관리 책임으로 벌금 2000만원만 선고했다. 당초 은행이 고소한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결했다. 오히려 신 사장에 대한 고소 경위와 의도에 대해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수사과정에서 추가된 이희건 명예회장의 경영 자문료를 실제보다 부풀려 2억6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만 유죄로 판단했다. 그때가 2013년말이었다.

그 후 3년여가 돼 가지만 아직 최종심 판결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법원이 바쁜지 감감 무소식이다. 대법원 판결이 길어지는 것과 함께 대부분 사람들이 신한사태를 잊어 갔지만, 재판에 연루된 신 전 사장 등의 활동은 여전히 제한을 받고 있다.

물론 대법원 판결이 나온다고 해서, 6년이나 흐른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다. 신한사태의 해결사로 등장한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벌써 연임 임기(6년)를 앞두고 있다. 그 사이 신한은행장 자리는 고 서진원 행장을 거쳐 조용병 행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상훈 전 사장이 무죄판결을 받는다 해도 그가 돌아갈 자리는 없어 보인다. 그저 ‘잘못이 없었는데 안타깝다’는 정도의 동정론과 명예회복을 하는 게 고작일 듯하다.

그렇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 한동우 회장과 조용병 행장이 나란히 내년 3월 임기를 맞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후임자의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관심이 크다. 물밑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대법원 판결이 나온다면? 만일 신 전 사장이 무죄판결을 받는다면? 신 전 사장이 이를 토대로 재판과정에서 거짓 증언을 한 사람을 대상으로 무고혐의로 소를 제기라도 한다면? 만일 그리 된다면 게임은 간단하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우려하다보니 일부에서 3심 판결이 지연되길 원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신한사태가 발생한지 꼭 6년이 지났지만, 이래저래 신한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끝) / ha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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