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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속의 경제史) 시간과 유흥향락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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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담·성풍속연구가) 창녀들은 언제나 마찬가지다. 그녀들은 항상 기둥서방을 두고 있고 손님에게는 정을 주는 법이 없다. 만일 손님에게 정을 준다면 그녀는 직업으로서의 창녀일을 그만두어야 한다.

흘러간 영화들에서 우리는 어린 술집 작부가 손님에게 정을 주고 괴로워하는 것을 꾸짖는 늙은 창녀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창녀에게 정을 주고 결국 돈을 털려 괴로워하지만, 이미 그때 가서 땅을 쳐도 어쩔 수 없는 한심한 난봉꾼을 우리는 볼수 있다.

손님의 이빨을 한꾸러미 꿰차고 있는기생에 관해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우리의 주인공들인 그리스 창녀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손님과 즐기는 시간에 따라 돈을 받았다. 창녀에게는 시간이 곧 돈이고 짧은시간에 넉넉한 화대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 유럽의 창녀들이 프랑스의 난봉꾼들을 가장 싫어한다는 말은 유명한데 새벽이 되면 남자가 오히려 팁을 달라고 한다는 것이니 농담임에는 분명하다. 정말이지 손님이 사라지면 금세 화장을 고치고 돌아앉아 다른 손님을 또 다시 불러대는 장면이란 굳이 우리나라의 사창가가 아니더라도 동서고금의 세계 어디서나 볼수 있는 장면이다.



그리스 남자들도 창녀들에게 시달렸다. 그녀들은 코맹맹이 소리로『오빠 쉬었다 가세요』 하며 손님을 꼬인 다음엔 일이 끝나기가무섭게 엉덩이를 걷어찼다. 뜨내기 손님이 많은 곳은 더욱 그랬다. 그리스 최초의 공창이 들어선 것은 입법자 솔론이 지배하던 기원전6세기의 아테네였는데 아테네는 항구도시였다. 오고가는 사람이 많은 항구는 그리스로 하여금 지중해 무역을 장악하게 만들었고 제국그리스의 풍요를 만들었다.

두개의 항구를 도시의 양쪽에 끼고 있던 코린트에서 가장 풍부한창녀들을 볼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세계 각지에서 무역을 위해 모여든 상인들은 여기서 객고를 풀었다. 창녀들은 배가 도착하면 우르르 몰려나가 손님의 나이에 따라 「아빠」 「오빠」 「동생」을 연신 외쳐댔다.

 그리고는 집에 들어서면 향을 피우는 등의 방법으로 시간을 쟀다. 나중에 일본 같은데서는 향을 피워 그것으로 손님을 물릴 시간을쟀는데 손님은 말하자면 여자와 즐기기 위해 돈을 내고 향을 사는것이었다.

전문가들 중에는 아테네에 얼마나 많은 수의 창녀가 있었는지를 추산하는 경우가 많다. 코린트에 가장 많은 여인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마도 수천명은 됨직하다는데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서울 유흥향락업 종사 여인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일설에는 서울에 사는 20대 여성의 30%가 유흥향락업소에 종사한다는 주장이 있기도 하지만 이것이 보건소들의 집계라면 아마 믿을 만할 것이다.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