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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으로 사라지는 '하늘의 여왕' 보잉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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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심기 특파원) 세계 항공사에 획을 그은 대표 기종중 하나인 747 점보 제트기가 올해를 끝으로 단종되면서 50년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사라질 전망이다.

미국 보잉사는 새로운 수요가 나타나지 않는 한 올해를 끝으로 747 점보 제트기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올해 생산대수도 지난해 12대에서 6대로 절반에 그칠 전망이다. 출시 첫 해인 1970년의 92대가 생산된 것과 비교하면 7%에 불과하다. 현재 남아있는 수주 물량도 21대에 불과하다.

‘하늘의 여왕’'으로 불리는 보잉747은 항공여행의 대중화를 열었던 점보기의 효시. 데뷔 후 약 50년간 1500기 이상이 생산돼 전 세계 항공사에 인도됐다. 600개가 넘는 좌석을 보유한 747은 승객들의 항공비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항공여행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는데 기여한 대표 기종으로 자리잡았다.

보잉 747의 퇴장은 연료비 절감을 위해 쌍발엔진이 장착된 소형 항공기가 인기를 끄는 추세와 맞물려 있다. 또 다른 점보기인 에어버스사의 A380 기종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과 같은 이유다.

데니스 뮐렌버그 보잉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자리에서 “수년간 회사의 수익에 기여를 하지 못하는 항공기를 생산하기는 어렵다”며 “충분한 주문이 없으면 생산을 중단하는 것이 합리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보잉은 올 2분기에만 2억3400만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분기손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7년만이다. 매출은 248억달러로 1% 증가하는데 그쳤다. 주가도 올들어 7% 하락했다. 747 등 대형기종은 생산비 부담이 커 주문이 많지 않는 한 만들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마지막 747 제트기의 구매자는 미국 정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 국방부는 대통령 전용기인 차세대 ‘에어포스원’으로 개량될 군용 747기 2대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2023년 교체할 계획을 갖고 있을 뿐 아직까지 공식적인 주문은 하지 않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끝)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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