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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명품가(名品街)까지 진출하는 언더아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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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심기 특파원) 뉴욕 맨해튼에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가 또 하나 추가될 전망이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기업이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만든 상징적인 매장을 뜻한다. 맨해튼는 글로벌 톱 브랜드의 위상을 확보하고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살인적인 임대료를 무릅쓰고 출혈경쟁을 벌이는 대표적인 곳이다.

그동안 패션과 주얼리 등 명품업체의 선점경쟁이 치열했지만 이번에 맨해튼에 얼굴을 내미는 업체는 스포츠 의류업체 언더아머다. 나이키에 필적할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언더아머는 명품업체들이 즐비한 5번가 쇼핑거리에, 맨해튼의 명소인 애플 스토어 바로 옆에 대규모 매장을 열기로 했다.

언더아머가 매장을 내기로 한 곳은 맨해튼에서도 임대료가 가장 비싼 센트럴 파크 남단의 GM빌딩 1층 매장이다. 면적도 5만3000 평방피트(약 4200평방미터)에 달한다. 케빈 플랭크 언더아머 CEO는 “단일 매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가게를 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곳에는 지난해 7월까지 미국의 장난감및 유아용품업체인 토이저러스가 입점해있던 곳으로 연간 임대료만 2000만달러에 달했다.

맨해튼의 부동산 경기가 한 풀 꺾였다고 하지만 이 곳은 전 세계 명품업체들이 각축을 벌이는 길목으로 잠재고객이 ‘상시대기’하고 있다. 평방피트당 월 임대료가 2980달러로 맨해튼의 또 다른 명소 타임스스퀘어의 2109달러보다 약 30%가 비싸다. 언더아머는 이 곳을 자산 브랜드의 상징적 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아래 약 2년여간에 걸친 설계및 내부공사를 거쳐 2019년 중반에 입주할 예정이다.

1996년 설립된 언더 아머는 기능성 스포츠 웨어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창업자인 케빈 프랭크 CEO는 메릴랜드 대학 미식축구 선수 출신이다. 땀에 절어 몸에 달라붙는 유니폼이 선수들의 경기력을 떨어뜨린다는 경험에 착안해 특수 원단으로 제작된 스포츠 의류를 직접 제작해 시장의 돌풍을 일으켰다.

출범 초기 미식축구 시장부터 공략해 이후 농구와 골프 등 다른 종목으로 확대하고 아웃도어 의류와 신발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창업 10년만인 지난해 매출이 30억달러를 넘어서며 미국 시장에서 아디다스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언더아머는 올 2분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어난 1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은 39% 감소하면서 526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스포츠용품 판매점 '스포츠 오소리티'의 파산으로 입은 2300만달러 손실의 영향이 컸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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