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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글로벌 경제에 투자자들 길트·분트 찾는다는데…그게 도대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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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정 국제부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이 난 후 세계 경제는 요동을 쳤습니다. 파운드화 가치는 폭락하고 유럽, 미국, 아시아 증시도 크게 떨어졌습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 달러화 가치와 금, 은 가격은 크게 올랐죠. 여기까지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길트(gilt), 분트(bund) 등 낯선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들이 뭐길래 인기가 높아진 것일까요.

‘길트’는 영국 국채를 뜻하는 말입니다. 특히 부가 설명이 없는 경우 10년 만기 영국 국채를 길트라고 합니다. 길트의 어원은 ‘금테를 두른 증권(gilt-edged securities)’에서 나왔는데, 여기서 복잡한 뒷부분은 다 떼어내고 ‘금박(gilt)’만 남은 겁니다. 길트의 기원은 3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694년 영국에서 국채를 발행할 때 채권의 테두리에 금박을 입혀 발행하도록 한 데서 유래했죠. 일반적으로 길트는 안정성이 높고 유동성, 만기 선택이 쉽다는 점에서 미국 국채 등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됩니다.

그런데 길트라고 불리는 채권이 또 있다고 하네요. 인도, 아일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채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이들 국가는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입니다. 영국 식민지의 영향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 알 수 있습니다. 한편, 길트라는 용어의 의미는 더 확대돼 우량 기업이 발행한 우량 저위험 채권을 지칭하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분트(bund)’는 독일 국채를 말합니다. 독일어로 ‘bund’는 영어에서 ‘채권(bond)’과 같은 말입니다. 독일어에선 ‘d’가 끝에 오면 ‘트’로 발음한다는 걸 주의하세요. 분트 역시 안전 자산으로 분류됩니다. 독일은 높은 국가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유로존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국가로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독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들이 또 있습니다. 미국 국채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 국채와 프랑스 국채도 투자자들 사이에선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일본 국채를 부르는 다른 용어는 JGB(Japan government bond)입니다. 프랑스 국채는 ‘오츠(OATs: Obligations Assimilables du Trsor)’라고도 불립니다. (끝)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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