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행하는 테크놀로지리뷰는 사이언스를 발행하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보야라이프 와 황 박사의 관계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사이언스와 상을 공동 제정한 보야라이프그룹이 10년전 줄기세포 논문을 조작해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킨 황 박사와 관계가 있다”며 “광고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양측의 상업적 제휴가 학술지에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야라이프그룹은 중국내 31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해외에선 별로 알려진 회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학계에서 방출된 황 박사가 설립한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협력해 세계에서 가장 큰 동물 복제센터를 만들겠다고 발표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쉬샤오춘 보야라이프그룹 회장은 “1년에 100만개가 넘는 소와 개, 경주마 배아를 생산해 동물복제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인간 복제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과학계 논란을 부추겼다.
사이언스는 지난해 이 업체와 협약을 맺고 매년 2만5000달러를 후원받아 줄기세포와 재생의학의 젊은 연구자에 주는 보야라이프상을 제정했다. 공동 상 제정을 계기로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보야라이프 측이 AAAS가 내는 여러 학술지에 광고를 실을 것이란 계산도 깔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이언스는 황 박사와 악연이 많은 학술지다. 황 박사는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던 지난 2004년 이 학술지에 세계 최초로 복제된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했다고 발표했지만 논문 조작 사실과 윤리 문제가 드러났다. 결국 지난 2006년 황 박사가 발표한 논문 두 편을 모두 철회했지만 국제학술지로서 명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사이언스는 보야라이프와 계약에서 얼마나 많은 수익을 낼지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황 박사와 관계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힌 것으로 테크놀러지리뷰는 전했다. 이 매체는 보야라이프그룹이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와 협력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황 박사도 세계 최대 동물복제 공장을 운영하는 보야라이프그룹을 등에 업고 국제무대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크놀러지리뷰는 보야라이프와 황 박사의 커넥션 존재 사실을 증명하는 근거로 보야라이프가 공식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을 들었다. 문제가 되기 하루전 올라온 25건 게시물 중 상당수가 ”황 박사를 최고의 과학자“라며 극찬한 내용이 많았다는 것이다. 테크놀러지리뷰가 사이언스에 취재를 시작하자 현재 이 게시물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끝)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