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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도박사들이 베팅한 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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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현 증권부 기자) 최근 시장의 관심은 온통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부에 쏠려 있습니다. 요즘은 지수가 내려도 브렉시트 때문, 지수가 올라도 브렉시트 때문입니다. 투표는 23일(현지시간) 예정돼 있습니다. 브렉시트에 대한 시장의 공포가 유난히 큰 것은 결과에 따른 상황이 너무도 극명히 엇갈릴 수 있는 데다 예측마저 쉽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는 만약 이번 투표에서 영국 국민들이 EU 탈퇴를 선택할 경우 시장은 단기 충격을 받겠지만 반대로 EU 잔류가 결정되면 최근 부진을 단숨에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영국 내 여론은 어떨까요. 조 콕스 의원 피살사건 이후 잔류 의견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잔류 지지 비율은 큰 변화가 없이 44%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탈퇴 지지 비율이 47%에서 44%로 하락했다고 합니다. 대신 무응답 비율이 높아진 것이지요.

그렇다면 전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어 놓을지도 모르는 이 투표 결과에 대해 도박사들은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요. SK증권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인 도박사이트(oddscheker.com)에서는 잔류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주엔 잔류 쪽 배당률이 60%였는데 20일 새벽엔 71%로 변했다는 겁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2004년 천수이볜 전 총통은 선거 하루 전 피격을 당했는데, 이 사건으로 단번에 전세가 역전돼 당선에 성공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물론 이후 그 사건은 천 전 총통의 자작극으로 밝혀졌고 여전히 진실이 무엇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신뢰도가 낮은 여론조사보다 도박사이트의 베팅 추이가 민심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대부분의 설문조사는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부동층이 많아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실제 1995년 캐나다 퀘벡 주의 독립투표와 2014년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이 그런 사례입니다. 당시 여론조사는 찬성이 우세하게 나타났지만 투표에서는 결과가 반대로 나왔습니다. 결국 부동층의 표심이 분리독립을 부결시켰고 이번 투표에서도 부동층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결정적일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도박업체들이 공표하는 브렉시트 확률은 40%를 밑돈다”며 “도박사들은 10% 넘는 부동층이 유럽연합 잔류에 표를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