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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공무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부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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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최근에 만난 인사혁신처 고위 관계자로부터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다른 부처 공무원들이 인사처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세종시에 내려와서야 알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인사처는 지난달까지 행정자치부와 국민안전처와 함께 정부서울청사에 있었습니다. 2014년 11월 안전행정부는 행자부와 인사처, 안전처 세 부처로 쪼개졌죠. 원래는 같은 식구였다는 얘기입니다.

행자부나 안전처와 달리 인사처를 바라보는 세종시 다른 부처 공무원들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 인사처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인사처는 출범 후 성과연봉제 확대 등 공직사회에 본격적인 경쟁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경쟁’과 ‘성과’를 중요시하다보니 인사처에 대한 공무원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겠죠. “우리를 이렇게까지 싫어하는지 몰랐다”는 것이 인사처 직원들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가지 일화를 들려줬습니다.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직원들과 밥을 먹고 있었어요. 그런데 옆 자리에 있던 공무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인사처를 엄청 욕하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랬더니 우리 직원들이 슬그머니 하나둘씩 목에 걸고 있던 공무원증을 집어넣었습니다.”

인사처의 상징 색깔은 오렌지색입니다. 인사처 직원들이 항상 목에 걸고 다니는 공무원증 줄 역시 오렌지색입니다. 멀리서도 쉽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직원들의 인사처 험담에 움츠러든 인사처 직원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안타깝더라구요. 인사처 관계자는 “다른 부처와 달리 지난달에야 세종시로 뒤늦게 이전한 인사처를 곱게 보지 않는 시각도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인사처 관계자는 “세종시로 이전한 각 부처의 미혼 공무원들을 위한 부처 간 맞선이라도 주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공무원들을 위한 맞선 주선이 조금이라도 인사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물론 인사처가 추진하는 공직사회 개혁은 중단없이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8(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