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용감한 형제’가 손을 맞잡고 국내 최대 프로바둑 단체전인 KB국민은행 바둑리그(총상금 37억원·이하 KB리그)에서 3승 사냥에 나섰다. 이들을 주축으로 한 신안천일염팀은 2010년과 2013년 두 번의 우승을 합작하며 ‘형제의 힘’을 과시했다. 전북 신안은 두 형제의 고향이다. 이들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티브로드팀이다. 두 팀은 모두 누적 2승을 기록 중이다. 올해 우승팀이 대회 최다승 기록을 가져가게 된다.
KB리그는 17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그랜드볼룸에서 개막식을 열고 7개월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는 지난해 우승팀인 티브로드와 준우승팀 신안천일염의 우승 경쟁이다. 두 팀은 이 대회에서 두 번씩 우승했다는 것 외에도 여러 부분이 닮았다. 두 팀 감독은 이름이 같다. 동명이인 감독들이 올해 선수 선발 때 지난해 팀원(팀당 5명)을 그대로 유지한 것도 닮았다. 두 감독 모두 기존 팀 구성으로도 우승을 차지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팀의 평균 연령 차이가 큰 것은 다르다. 티브로드는 평균 나이가 22.4세로 참가팀 중 가장 어려 패기가 넘친다. 신안천일염은 28.8세로 화성시 코리요(30.4세)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노련미가 장점이다.
신안천일염은 이상훈, 이세돌 두 형제는 2010년부터 여섯 번 참가해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수확했다. 최근 ‘쎈돌’ 이세돌 9단이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한 이후 7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이번 단체전에서도 맹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9단은 이날 “팀 우승과 개인 최다승도 물론 욕심이 난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보는 이들이 흥미롭고 즐거운 대국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티브로드도 만만치 않다. 2013년 준우승에 오른 후 2014, 2015년에는 연거푸 우승했다. 최근 3년 연속 결승전에 진출했다. 주장 박정환 9단은 국내 랭킹 1위다. 그는 지난 16일 중국의 세계 3관왕 커제 9단을 꺾는 등 이세돌 만큼이나 물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두 팀을 비롯해 GS칼텍스 킥스(Kixx), 포스코켐텍, SK에너지 엔크린, KGC인삼공사 정관장 황진단, 화성시 코리요, 한국물가정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신생팀 BGF리테일 CU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KB리그는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으로 나눠 진행하며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끝)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