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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넥타이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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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필 정치부 기자) 정진석 신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넥타이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4일에는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녹색 넥타이를, 5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야당을 방문한 것이지요.

정 원내대표는 5일 우상호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우 원내대표를 방문했습니다. 그가 메고 나타난 넥타이는 토트 무늬가 들어간 노란색이었습니다. 이미 지난 4일 그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예방하면서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연녹색 넥타이를 멘 바 있어 자연스럽게 기자들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노란 넥타이의 의미가 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 원내대표는 “DJ(김대정 전 대통령)”라고 답했습니다. 우 원내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처음 정치를 시작했던 ‘DJ 문하생’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지요.

분위기는 덕분에 훈훈했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가) DJ 대통령의 문하생이시고, 저는 JP(김종필) 전 총재님 문하생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생전에) 노란색을 좋아하셨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두 분이 DJP 연합으로 정국을 이끈 경험이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습니다. 우 원내대표와의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두 사람의 정치 스승 간 인연을 떠올리게 한 것이지요. 우 원내대표는 “두 어른들은 협치(協治)를 처음으로 실천하신 분들”이라고 화답했습니다. 정 원내대표가 ‘협치’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왔던 것을 예우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그는 지난 4일에도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만나러 가며 “(국민의당) 대표님들을 만나려고 넥타이 색깔을 초록색으로 했다”며 “국민의당에 잘 보이라고 부인이 골라 줬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넥타이 하나 고르는 것도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노련한 중진 정치인의 관록”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또 “정부·여당이 원하는 법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19대 국회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던 새누리당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것 아니겠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20대 국회에서는 정 원내대표가 고른 넥타이처럼 상호존중의 원칙이 잘 지켜질 수 있을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끝) /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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