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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가 옥시 의약품 불매운동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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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는 전국 약사 3만여명이 가입한 단체입니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논란으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약사회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옥시가 살균제, 세제뿐 아니라 위산 역류 치료제 ‘개비스콘’, 빨아먹는 인후염완화제 ‘스트렙실’ 등 일반의약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약국에서는 옥시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안내문을 붙이면서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약사회는 27일 긴급 상근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약사회는 “옥시 측의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며 회원들의 옥시 제품 판매 거부 움직임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사실상 지지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불매운동을 조직적으로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배성준 대한약사회 홍보부장은 “법적 문제 등을 고려해 협회 차원의 불매운동이나 판매거부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약사회가 조직적인 불매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직능 단체의 불매운동은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담합의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배 부장은 “옥시 제품을 반품하려는 일선 약국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 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146명 가운데 옥시 제품을 쓴 피해자만 103명에 달했습니다. 옥시가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6.22(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