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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와 노동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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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로 노동개혁 캠페인? “사전제작이지 말입니다.”

(백승현 지식사회부 기자)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가 인기라는데, 드라마 속에 노동개혁 필요성 홍보할 수 있는지 알아보세요.” “그건 어렵습니다. 사전제작이지 말입니다.”

실제 대화가 이렇지는 않았겠지만 정부 조직의 최상층부에 있는 한 관계자와 노동개혁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사이에 있었던 해프닝입니다.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 정책을 홍보하거나 캠페인을 벌이는 사례는 전에도 많이 있었습니다. 국민들의 안전 의식 제고를 위해 안전관련 프로그램에 예산이 지원된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고요. 지난해에는 고용부가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일가(家)양득’ 캠페인을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중견 탤런트 김용건 씨와 인기 개그맨 신동엽 씨가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루는 사회를 일가양득 사회라고 한다더라”는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일부 매체에서는 “정부정책 광고”라며 비판하기도 했었지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노동개혁 관련 내용이 들어가는 게 맞는지, 들어가선 안되는 것인지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사전제작이 아니었다면 시청자들은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와 의사 강모연(송혜교 분)이 “사람마다 능력과 업무성과가 다른데 호봉에 따라 똑같은 임금을 주는 건 문제 있는 것 아니에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 수도 있었다는 겁니다.

또 윤 중장(강신일 분)은 “군인이라고 다 같은 군인이 아니다. 철저히 업무 성과로 평가하겠다”라며 ‘성과 위주의 공정한 인사관리’를 강조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전제작을 한 탓에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그 분(?)의 뜻대로 ‘태양의 후예’에 노동개혁 캠페인이 들어갔으면 시청자들의 반응은, 또 드라마 인기는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합니다. (끝) /argos@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9.25(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