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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월전에 참가신청 마감하는 독일 전시회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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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 중소기업 전문기자) “도대체 1년전에 참가 신청했는데 부스가 없다는게 말이 됩니까. 우리 회사가 작아서 안받아주는 건가요. ”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2층 코스모스홀. 금년 10월 19일부터 26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뒤셀도르프 국제플라스틱 및 고무전시회(전시회 K)’ 설명회에 참석한 한 중소기업인이 질문을 던졌다. 3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플라스틱전시회다. 주최측인 메쎄뒤셀도르프의 한국 에이전트인 라인메쎄의 박정미 사장은 “작년 5월말까지만 신청을 받았는데도 너무 많은 업체들이 신청해 대기 업체들이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전시회 개막 17개월전에 참가신청을 끝낸 것이다.

독일에서 온 페트라 쿨만 메쎄뒤셀도르프 이사(사진 왼쪽)의 설명도 마찬가지였다. “세계적으로 똑같이 기간을 정해 신청을 받는데 참가희망업체들이 너무 많아 부스를 충분히 배정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답했다. 올해 전시회에는 각국에서 약 3400개업체가 참가할 예정이다. 2013년 전시회에 비해 약 200개업체가 늘어난 것이다. 한국에선 42개사가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3개사가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런 현상은 ‘전시회K’만이 아니다. 의료기기전시회인 ‘메디카(MEDICA)’를 비롯한 주요 전시회도 마찬가지다. 메디카에 출품하기 위해 재수 삼수하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왜 독일전시회에 출품업체들이 몰리는가. 한마디로 세계적인 바이어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부스배정까지 끝냈는데 설명회를 여는 것도 주요 바이어들의 참관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해외를 다니며 설명회를 연다. 이번엔 세계 최대 화학업체인 독일 BASF의 라이네르 부셀 이사(혁신과 지식경영 담당·사진 가운데)이 ‘글로벌 플라스틱 시장의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그는 “이번 전시회의 관심사는 전기자동차 등 경량소재를 원하는 기업을 위한 신소재, 플라스틱산업과 4차산업혁명 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80개국에 대표부를 두고 있는 메쎄뒤셀도르프는 주요 국가를 돌며 이같이 바이어유치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번 전시회K에 21만 8000명의 바이어가 찾은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다. 한국의 전시업체들은 ‘국제’전시회를 열기 위해 과연 몇개국에서 출품업체와 바이어 유치를 위해 뛰고 있을까.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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