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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서 73% 적중률...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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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지식사회부 기자) 4·13 국회의원 선거의 여론조사 예측이 크게 빗나가면서 신뢰성이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주요 격전지의 당선자 예측이 대부분 어긋나 ‘여론조사 무용론’까지 나오는 실정이죠. 이번 선거에서 대부분의 여론조사 업체는 새누리당이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실제 결과를 보면 과반수는 커녕 원내 1당도 뺏기는 것으로 확인됐죠. 여야 모두 주목한 ‘관심 선거구’의 여론조사마저 빗나갔습니다.

하지만 여론조사업체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은 조금 달랐는데요, 이 업체가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직전인 이달 초 YTN과 중앙일보를 통해 발표한 예측 결과에 따르면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서울 종로·44.8%), 진영 더민주 후보(서울 용산·32.1%), 신경민 더민주 후보(서울 영등포을·36.4%) 등이 당선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대부분의 다른 여론조사 업체가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서울 종로), 황춘자 새누리 후보(서울 용산), 권영세 새누리 후보(서울 영등포을) 등이 당선될 것으로 예상한 것과 대조적인 대목입니다.

결과적으로 엠브레인의 예측이 모두 옳았습니다. 서울 구로갑에서 이긴 이인영 후보(더민주), 경기 고양갑에서 이긴 심상정 후보(정의당) 등 관심이 높았던 격전지에서도 엠브레인은 당선 후보를 정확히 맞췄습니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 맞춰 모두 70곳의 선거구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51곳에서 당선자가 적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총선 예측 당선자가 50% 정도에 불과했던 다른 여론조사 업체보다 훨씬 나은 수준입니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엠브레인 측은 “자체 모집한 패널의 휴대전화 번호를 지역별로 20~30%가량 섞어서 여론조사를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업체는 110만명의 국내 최대 규모 자체 패널을 갖고 있습니다. 패널은 여론조사를 위해 고정적으로 구성한 조사 대상자 집단입니다. 현행법에서 휴대전화 가입자를 여론조사에 포함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번호를 자발적으로 제공한 이들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여론조사를 하는 것입니다.

엠브레인은 이같은 패널들에게 적립 포인트, 상품권 등 다양한 혜택을 주며 지속적으로 여론조사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휴대전화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낮시간 집전화를 이용한 조사는 신뢰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자체 패널들은 미리 거주지와 연령대를 알고 있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으로 여론조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이사는 “현행 법 아래에서는 업체가 아무리 최신 장비를 도입하더라도 여론조사 왜곡이 일어나기 쉬운 구조”라며 “정당에만 제공할 수 있게 돼 있는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언론사와 여론조사업체도 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끝)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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