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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 앞두고 희비엇갈린 송영길과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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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진 정치부 기자) 앞서거니 뒷서거니 인천광역시장을 지냈던 안상수 새누리당 의원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안 의원은 현역물갈이 대상으로 공천탈락했고, 송 전 의원은 3선을 지낸 옛 지역구에서 복귀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8년동안 인천시장을 맡았던 안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송 전 시장에게 패배한 뒤 정치권으로 복귀하기 위해 절치부심했습니다. 결국 지난해 4·29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서·강화을 지역구 공천을 받아 15대에 이어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현역 의원인 안 의원이 1년도 안돼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재보선에서 당선됐던 신상진(성남 중원)·오신환(서울 관악을) 의원은 모두 공천을 받았습니다. 재보선을 통해 당선된 의원들은 임기가 짧아 보통 다음 총선에서 관례처럼 공천을 받는데요. 안 의원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휘두른 공천칼날의 희생양이 됐습니다. 억울할만도 하겠지요.

아니나 다를까 안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4월 13일은 이한구를 심판하는 날”이라며 “국민들의 분함을 달래기 위해 잠시 당을 떠나 국민들의 성원을 받고 다시 돌아오겠다”며 탈당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 했습니다. 그는 “새누리당의 정치개혁이 후퇴하는 것에 대해 비통한 심정”이라며 “작년 4월 주민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은지 1년도 돼지 않았다“며 억울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김무성 대표는 지난해 재보선에서 약속한대로 직접 그를 지난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했고 인천시당 위원장까지 맡기며 차기 총선 공천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었습니다.

일각에선 안 의원이 1년짜리 단기 재보선엔 강하지만 총선에선 약한 징크스가 여지없이 이번에도 드러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재밌게도 그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인천 계양·강화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습니다. 결국 1999년 6·3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당선돼 현재처럼 1년짜리 국회의원 뱃지를 달았습니다. 그는 이듬해 16대 총선에서 인천 계양에 다시 출마했지만 당시 정치 신인이었던 송 전 시장에게 패하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안 의원과 송 전 시장의 악연이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였죠. 그가 이 지긋지긋한 총선·재보선 징크스를 깨고 무소속으로 당선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반면 그와 2010년 맡붙어 승리했던 송 전 시장은 정치권 복귀 기회를 제대로 잡았습니다. 2년전 지방선거에서 현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석패한 뒤 정치 재기를 준비했지만 쉽지 않았기 때문이죠. 1년여 중국 방문을 마친 송 전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일찌감치 총선 출마 준비를 했지만 정작 자신의 지지기반인 인천 지역에서 마땅한 출마지역을 잡지 못해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고민이 계속되는 가운데 천정배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하면서 당에선 광주 서을에 출마해 천 의원을 잡아달라는 요청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생각보다 광주에서 지지율 나오지 않자 그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의 장본인인 교육부장관 출신의 황우여 의원(인천 연수갑)이나 시장 선거에서 맡붙었던 안 의원과 붙는것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지만 모두 자신의 정치적 동료나 후배들이 일찌감치 낙점을 한 지역들이라 결단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회는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자신의 옛 3선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물려받은 최원식 의원이 더민주를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무주공산이 된 곳에 더민주는 송 전 시장을 투입한 겁니다. 현재 송 전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 달리며 순항하고 있어 그의 4선 가능성은 더욱 밝아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가정이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만일 송 전 시장이 인천 계양을이 아닌 황 의원이나 안 의원 지역구에 출마했다면 어땠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안 의원은 이번에 인천 서을에서 공천 탈락했고 황우여 의원 역시 인천 연수갑에서 인천 서을로 재배치됐습니다. 어디를 선택했건 송 전 시장에겐 불리하지 않은 선거가 될 뻔 했습니다. (끝) /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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