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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칼럼 “럭셔리 브랜드는 전통 계승하면서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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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이안 칼럼과 나눈 대화들(2)

(최진석 산업부 기자) 지난 달 재규어 뉴 XJ 출시에 맞춰 방한한 이안 칼럼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불리는 그가 한 말들은 6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과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1~2회는 키워드를 통해 이안 칼럼이 한 말들을 정리합니다.

<아이덴티티>

이안칼럼 : 콤팩트 세단인 재규어 XE는 새로운 작은 차였습니다. 운전자의 재미를 만족시켜주는 날렵한 차종이죠. 시각적 요소에는 자신감을 담았습니다.

중형급 XF는 이전 모델도 충분히 강했기에 이를 발전시키는 데 주력했습니다. 실용성을 더했고 고유의 자세는 유지를 했습니다. 재규어의 앞모습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입니다. 일관적인 럭셔리 브랜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F-PACE는 SUV지만 스포츠와 실용성 두 개를 모두 담으려 했습니다. 긴 선은 수평적으로 커졌습니다. 스포츠적인 요소도 담으려 했습니다. F-type은 제가 실제로 운전하는 가장 좋아하는 차입니다. 2인승 스포츠카이고 E-type의 역사를 계승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차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흐르는 듯한 선, 튼튼한 근육, 비율과 차체만으로도 자신감과 강함이 느껴집니다. 저속하거나 심하게 스포츠카임을 부각시키지도 않았습니다.

<헤리티지와 차별화>

이안칼럼 : 재규어 XJ의 이전 세대들이 공유하는 본질을 생각했습니다. 이 차량의 DNA는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가 사랑했던 XJ입니다. 당시 모든 경쟁사와 비교해도 흥미로운 차였죠. 이 차 때문에 저는 재규어로 오게 되었습니다. XJ는 8세대 모델이 9만3000대가 팔렸고 누적으로는 100만대 이상이 팔렸습니다.

제가 디자인한 XJ는 럭셔리하고 글래머러스합니다. 다른 차들과 차별화를 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했죠. 과거의 전통을 담아내면서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과 차별화하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그럴 만 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처음 제가 디자인한 XJ를 론칭 했을 때 대담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자세나 외관 모두 그랬죠.

<경량화>

이안칼럼 : 재규어의 차량은 가볍습니다. 주행성능과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해선 차체 경량화가 필요하죠. 재규어는 차체의 80%를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대형 세단인 XJ의 차체와 영국의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의 쿠퍼의 차체 무게가 비슷합니다. 재규어가 활용하는 알루미늄은 50%가 재활용된 소재라는 점입니다.

<4륜구동 선호하는 한국인>

이안칼럼 : 재규어 XJ에는 3.0L 5.0L 수퍼차저 엔진이 들어갑니다. 3.0L 수퍼차저는 최고출력 340마력, 5.0L 수퍼차저 엔진의 최고출력은 510마력에 달합니다. 3.0L 디젤 엔진 모델도 있죠. 이 엔진은 최고출력이 과거 275마력에서 300마력으로 상승했습니다. AWD(4륜구동) 모델도 있죠. 북미시장과 한국에서는 AWD에 대한 애정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규어는 고성능 스포츠 모델인 XJR도 2014년에 출시한 바 있습니다. 대형 세단인 XJ는 오너가 뒷좌석에 타는 쇼퍼드리븐 차량이기도 하지만 직접 운전할 때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오너드리븐 차량이기도 합니다. XJR을 통해 대형 세단이지만 주행성능 또한 못지않은 차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블 J 블레이드>

이안칼럼 : 재규어 XJ의 앞모습을 살펴보면 이전보다 프론트 그릴이 더 커졌고, 올곧게 들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재규어의 앞모습을 다른 차들과 차별화 하기 위함입니다. 제가 재규어의 전면부 디자인을 바꾼 이후 다른 차종들과 이와 비슷한 디자인 형태를 띄는 사례가 등장했죠. 저는 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그릴을 더 강조했습니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에는 재규어를 상징하는 알파벳 J를 두 개 겹쳐서 넣은 더블 J 블레이드를 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만 차별화한 것이 아닙니다.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ll Surface Progress Control, ASPC)는 재규어 랜드로버의 오프로드용 트랙션 시스템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됐습니다. 전자제어를 통해 지능적으로 구동력을 확보하는 역할을 합니다. 전 모델에 기본사양으로 제공되며 눈덮인 도로, 겨울철 빙판, 젖은 노면 등 접지력이 낮은 노면에서 작동해 차량이 스스로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유연한 주행을 가능하게 합니다. 디자인과 성능은 함께 발전합니다. (끝)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이안 칼럼과 나눈 대화들(1)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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