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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 2년만에 꺼냈다 도로 집어넣은 홍완선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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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봉 증권부 기자)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골프 애호가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싱글플레이어의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2년여만에 골프채를 꺼냈습니다. 2013년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지원하면서 끊었던 골프를 다시 시작하기로 한겁니다. 지난 설 연휴 동남아 여행 계획도 짰었습니다. 하지만 홍본부장은 결국 여행 계획을 취소하고 골프채를 집어넣어야 했습니다. 출근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홍 본부장은 당초 이달초에 후임 인사가 마무리되면 임기를 마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가 일주일전쯤 만났을 때 그의 표정은 일을 끝낸 홀가분함과 휴식을 즐길 것이란 기대에 들떠있었죠. 하지만 차기 기금운용본부장의 선정작업이 늦어지면서 예정에도 없던 추가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일이 손에 잡힐리 만무합니다.

기금운용본부장의 선임이 지연되면서 국민연금 뿐 아니라 금융투자업계에 뒷말이 무성합니다. “정부 실세인 A가 밀고 있는 B후보가 다시 급부상해서 청와대에서 고심중“이라거나 “C로 정해지는가 싶더니 D후보가 다시 힘을 얻고있다”는 식입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505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전체 기금의 운용을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3일 시작된 기금운용본부장 공모 절차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언제 끝날지도 오리무중입니다. 지난해 말 강면욱 강면욱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이동익 전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 정재호 유진투자증권 PE대표, 권재완 AJ인베스트먼트 대표 이사 등 4명으로 압축된 이후에도 한달 반 가량이 지났지만 선임 소식은 들려오질 않습니다. 공모절차가 3개월 이상 걸리면서 기금운용본부의 업무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기금운용본부장 공모가 시작된 이후 국내외 증시는 그야말로 격변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 사이 국내 증시는 10% 가까이 하락했고 다른 신흥국 증시의 하락폭은 더 컸습니다. 발빠른 대응이 시급하지만 후임자 선정이 언제쯤 될 것이란 얘기도 없습니다. 형식상 공모형태를 취했을 뿐 ‘밀어주기‘, ‘밀실인사’로 요약되는 국민연금 인사 정책의 고질적 병폐에 대한 금융권의 지적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이 참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 문제와는 별도로 눈덩이 처럼 커진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 등 국내 대형 투자기관들의 인사 시스템을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끝)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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