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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우커 덕분에 부활한 일본 콘돔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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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베이징 특파원) 쇠락해가던 일본의 콘돔 제조업체 사가미러버가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2위 콘돔 생산업체 사가미러버는 현재 말레이시아에 있는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해 설비 증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유통업체들로부터 들어오는 주문에 대해서는 업체별 할당량을 엄격하게 적용해 제품을 출하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하토 이치로 사가미러버 사장은 “현재 회사의 생산 능력이 유통 업체들의 주문량을 맞추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1934년 설립된 사가미러버는 1980년대 중반에 매출이 고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지면서 성인 남녀들의 성욕도 감퇴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 콘돔업체 듀렉스가 2005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 성인들이 연간 성관계 횟수는 평균 45회로 그리스(138회)의 3분의 1수준에 그쳤습니다. 일본 사회에서 ‘초식남’이란 신조어가 등장한것도 이런 배경하에서입니다. 급속하게 진행된 인구 고령화로 젊은층의 숫자 자체가 줄어든 것도 콘돔 판매 부진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일본을 찾는 요우커들 사이에서 이 회사가 개발한 두께 0.02㎜의 초박형 콘돔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습니다. 최근 몇년새 중국산 콘돔의 품질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사가미러버의 콘돔이 안전성 뿐 아니라 착용감도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요우커들이 싹쓸이 쇼핑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덕분에 사가미러버의 주가도 작년 한때 전년말대비 2배 이상으로 수직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요우커들의 싹쓸이 쇼핑에 고무된 사가미러버는 이달중에 중국내에서 직접 판매도 시작한다고 합니다. (끝)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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