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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게이트' 해결 위해 전직 FBI 국장 고용하는 폭스바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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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FBI 국장 고용하는 폭스바겐그룹.. 미국 소송 챙길 듯
미 연방법원은 또다른 전 FBI 국장 임명해 사건 담당시켜
폭스바겐 미국 독일 한국 등 세계 곳곳에서 소송 휘말려

(최진석 산업부 기자)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드러난 디젤 엔진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폭스바겐을 상대로 460억달러, 우리 돈으로 55조5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소송을 걸어놓은 상황입니다.

폭스바겐그룹도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독일 언론들은 19일(현지시간) 폭스바겐그룹이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출신인 루이스 프리를 고용할 것이라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FBI 국장이 자동차 회사에서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신의 경력을 살려 정부와 기업 간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올해 나이 66세의 루이스 프리는 1993년부터 2001년까지 FBI 국장을 역임했습니다. 자동차 회사와의 인연은 폭스바겐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0년에 독일 다임러그룹으로 자리를 옮겨서 미국에서 발생했던 부패 사건을 중재한 경력이 있습니다. 폭스바겐의 새로운 법무팀 책임자가 크리스틴 호만 데나드입니다. 이 사람이 루이스 프리와 다임러그룹에서 함께 일을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인연으로 루이스 프리가 폭스바겐으로 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여기에 좀 더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루이스 프리에 이어 2001년부터 FBI 국장에 취임했고, 오마바 대통령 정부(2013년)까지 업무를 봤던 인물 로버트 뮬러입니다. 이 사람은 연방법원 판사의 지명을 받아 정부 입장에서 폭스바겐 디젤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즉,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에 전직 FBI 국장 선후배가 맞붙게 되는 것이죠.

폭스바겐그룹이 이번 조작사건에서 책임을 피할 순 없습니다. 폭스바겐 측도 이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번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되는 가입니다. 전직 FBI 국장을 고용했다고 해서 얼마나 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땅에 떨어진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는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미국 뿐 만이 아닙니다. 독일에서도 폭스바겐의 주요주주 1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국내에서도 환경부가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사장을 형사고발하기로 했습니다. 결함시정명령을 위반한 혐의입니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결함시정명령을 위반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클린디젤’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디젤 엔진의 친환경성을 강조하던 폭스바겐. 거짓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끝)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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