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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과 확 달라진 2016 대한상의 신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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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산업부 기자) 대한상공회의소는 매년 1월 첫째주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합니다. 경제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덕담을 나누고 올 한해도 힘차게 달려보자고 약속하는 자리입니다. 올해도 정·관·재계 인사 1300여명이 참석했는데요. 지난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올해 신년회는 지난해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올해 신년회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의 총수가 모두 불참한 채 전년보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습니다. 당초 참석 의사를 밝혔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행사 직전 주최 측에 불참의사를 밝혔고, 지난해 참석했던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이날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기업인들은 하나같이 비장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경제계는 올해가 마지막 기회라는 자세로 낯설고 험난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 번영을 이끌 혁신의 길에 앞장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올해도 상당히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했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항공업계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위기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재무구조 악화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기자들로부터 수십 차례 질문을 받았지만 “죄송하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날 신년회에서 소개된 동영상이었습니다. 회장을 맡고 있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직접 내레이션 문구를 작성하는 등 기획에 참여했는데요. ‘편하고 익숙한 것들을 내려놓고 혁신으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새로운 것은 낯설고 생소하지만, 그 길이 가야할 길이라면 주저하지 않는 게 창조이며, 혁신이다’, ‘늘 뛰는 것이 우리 상공인의 삶의 방식이자 애국이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5분15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박근혜 대통령 등을 비롯한 신년인사회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박 대통령은 영상 상영이 끝나자 박용만 회장에 “참 좋다. 잘 만들었다”는 인사를 건넸고, 박 회장은 세 차례나 “감사하다”고 머리 숙여 답했습니다. 참석자들 중에는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한 참석자는 “'많이 만들고, 많이 팔고, 많이 버는 것이 삶인 우리에겐 그것이 바로 애국이다'는 내레이션에 감동 받았다”며 “작년보다 올해 위기의식은 더 커졌지만, 그 만큼 더 큰 희망을 얻고 간다”고 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재계 신년인사회 동영상에 소개된 내레이션과 동영상 링크(클릭)를 덧붙입니다. 비교해서 보시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16만 상공인들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끝) /destinybr@hankyung.com

■<2016년 대한상의 신년인사회 '상공인의 이름으로 달려온 2016-우린 대한민국입니다' 동영상 원고 전문>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봄이 옵니다.



우리 상공인의

일터와 시장에도 봄이 옵니다.



하지만, 더디게 오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조급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올 봄을 조금 다른 생각

다른 자세로 맞으려 합니다.



없던 것에서 새로움을 탄생시키는 봄처럼,

이제 또 다른 ‘창조’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편하고 익숙한 것들을 내려놓고

혁신으로 경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내 것만을 지키고,

네 것은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버리겠습니다.

내 것, 네 것을 구분하지 않고

우리의 것이라는 협업의 정신으로

창조의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하던 일이 손에 익숙하지만,

힘들게 겪어 얻은 내 방식만이

갈 길은 아닙니다.

새로운 것은 낯설고 생소하지만

그 길이 가야 할 길이라면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창조이며 혁신이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맨손이었던 우리.

겁 없이 걸어온 세상.

앞으로도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가난의 흔적을 벗고 조국은 이제

세계 속에 당당히 섰지만,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멉니다.

지나온 길에 축배의 잔을 들기보다

다가올 날들에 조급한 마음이 앞섭니다.



좋은 시절엔 신바람 나서 뛰고

힘든 시절은 이겨내기 위해 뜁니다.

멈추면 뒤쳐지지 않을까

늘 두려운 마음으로 뛰며 살아온 우리

그렇게 늘 뛰는 것이 우리의 삶의 방식입니다.

그렇게 뛰어 다니며 많이 만들고,

많이 팔고, 많이 버는 것이 삶인 우리

그것이 우리가 아는 애국의 방식입니다.



젊은 시절 우리가 꾸었던 신기루 같은 꿈은

이제 현실이 됐지만,

꿈을 이루었다 말하지 않겠습니다.

우린 이미 더 큰 꿈을 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일의 대한민국은

우리가 뛰는 오늘 위에 세워질 것이며

미래의 꿈은

우리가 이룬 꿈 위에서 이어질 것입니다.



경제력이 국가의 힘인 시대,

내 나라의 힘은

우리 상공인이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애국의 방식입니다



더 새롭게

더 창의적으로



2016년 대한민국 파이팅!



■<2015 대한상의 신년인사회 동영상 원고 전문>



또 한 해가 갔습니다.



산적한 업무에 밤낮없이 일하며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도 컸지만

앞만 보고 달리기에도 바빴던 시간들



뒤축이 닳은 제 구두는

좀 더 신기로 했습니다



누군가의 부모로

누군가의 자식으로



지난 한 해도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돌아보면 한 번도

녹록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세계적 경제위기

그 침체의 터널은

길었습니다.



하지만

가진 것 없는 나라에서

자원도 없는 땅에서



맨손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세운

상공인들이었기에



우리는 포기를 모릅니다.



공장의 기름냄새 향기롭고,

피 말리는 세일즈 현장은 일상이며,

물류 현장의 땀을 자랑으로



우린 밤낮없이 일하며

경제 회복기를 준비했습니다.



세계 모두가 힘들어 할 때,

소리 없이 일궈낸 성과였습니다



세상이 찬사를 보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가슴에 훈장을 달아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린 최선을 다했고

땀 흘려 온몸으로



대한민국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쳐도 지칠 줄 모르는

아파도 아파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었지만



그런 기업인의 삶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의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으로

내일은 오늘보다 더 풍요로운 조국을

만들어야 하기에



대한민국

상공인의 이름으로

더 힘을 내겠습니다



창조와 혁신으로

더 뛰겠습니다



2015년

대한민국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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