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 직후 곽 사장은 “예보 사장이 귀빈으로 소개받고, 포토존에 서기는 2010년 이후 처음”이라며 “예보 위상이 제 자리를 찾고 있다는 방증 아니겠냐”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등에 나열된 금융위 관할 9개 기관의 서열은 금융감독원, 예보,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기술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은행, 산업은행, 예탁결제원 순이다.
올 5월 취임한 곽 사장은 예보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주력해왔다. 작년 말엔 시무식을 없애고 크리스마스부터 설날까지 장기 휴가를 권고하기도 했다. 조직 위상을 높이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와 관련, 곽 사장은 금융안정 관련 협의기구에 예보가 상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북한 핵실험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점검하기 위해 6일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만해도 예보는 참석하지 못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으로 구성된 이 회의에 예보는 정보 공유가 필요할 경우에만 참석하도록 돼 있다. 금융위 주도로 금감원, 한국거래소, 국제금융센터가 머리를 맞대는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엔 예보가 아예 빠져 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미국이 위험을 미리 예방하자는 취지로 금융안정협의회(FSOC)를 만들면서 의결권을 갖는 10인의 위원에 예금보험공사를 포함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1987년에 만든 캐나다 금융감독위원회도 예금보험공사를 금융감독청, 중앙은행 등과 함께 주요 멤버로 넣어놨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예보는 금융회사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투입되는 기관일 뿐”이라며 “자칫 예보가 각종 협의기구에 들어갈 경우 외부에 잘못된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