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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평책? 성과주의?…임원 인사 금융그룹별 '4社 4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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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농협금융그룹 등 4대 금융그룹의 연말 임원 인사가 마무리됐습니다. 금융그룹의 연말 임원 인사는 향후 각 금융그룹의 경영 전략과 후계 구도 등을 미리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 안팎의 많은 관심을 받기 마련입니다.

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각자의 색깔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최적의 기획이기도 하고요. 이번에도 인사 폭이 달랐을 뿐만 아니라 금융그룹 CEO마다 추구하고 있는 점이 여실이 드러났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가장 회자되고 있는 금융그룹은 단연 KB금융입니다. 사상 초유의 내분 사태를 극복하고 조직 안정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어떤 임원 인사를 할 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들이 나왔거든요. ‘경영진 대거 물갈이’ ‘조직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인사’ 등이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핵심은 ‘OB(old boy)의 귀환’이었습니다. 일단 윤웅원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이 KB국민카드 대표로 내정됐습니다. 윤 내정자는 지난해 주전산기 교체 갈등에서 비롯된 ‘KB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힙니다. KB금융지주에 있다가 KB생명보험으로 이동해있던 이동철 부사장도 다시 KB금융 전무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과거사와 무관하게 일단 성과와 능력이 검증된 인물을 중용했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중론입니다.

통합은행 출범 후 사실상 첫 임원 인사를 한 KEB하나은행은 ‘영업통’을 전면에 내세운 대거 교체를 단행했습니다. 올해 뒤처진 영업력을 회복하고 수익 극대화를 이루겠다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지요. 새로 선임된 KEB하나은행 부행장 5명 중 3명이 영업통으로 분류됩니다. 이번에 퇴임한 임원은 기존 전체 임원의 3분의 1 수준에 달하고요.

농협중앙회장 선거와 시기가 비슷하게 겹쳐 외풍 없이 더욱 자기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낸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성과주의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출신 지역과 출신 학교 등과 무관하게 철저하게 현장 경험과 업무 성과를 갖고 인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 부행장에 대거 1960년대생을 배치해 ‘젊은 피’ 수혈에 방점을 둔 편입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올해 핵심 경영 전략을 글로벌 사업 확대와 디지털 금융 강화로 제시한 만큼 글로벌 사업과 투자은행(IB)·정보기술(IT) 등에 경영 능력이 입증된 젊은 경영진을 대거 발탁했다는 후문입니다.

물론 이같은 금융그룹별 임원 인사가 어떤 결과와 차이로 이어질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끝) /kej@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6.29(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