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전국은행연합회와 여신금융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각 금융협회에 흩어져 있는 신용정보 관리 기능을 통합하기 위해서지요. 설립과 구성 방식 등을 두고 각 협회와 금융당국이 이견을 보여 1년 반 넘게 갈등을 지속하다가 최근 은행연합회 노동조합이 양보하면서 내년 1월 설립이 확정됐습니다.
인력 구성도 마쳤습니다. 은행연합회에서 80명의 직원이 한국신용정보원으로 이동합니다. 물론 보험업권에서도 20명 가량이 이동하고요. 생명보험협회의 이재용 상무와 은행연합회의 유윤상 상무가 승진 없이 한국신용정보원으로 이동해 민성기 차기 한국신용정보원장(은행연합회 전무)과 손발을 맞추게 됐고요.
문제는 한국신용정보원으로 이동하게 된 임직원들에 대한 처우입니다. 사실 기존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에서 이동하는 임원들은 연봉이 소폭 줄어든다고 하네요. 그래도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기 때문에 사실상 정년 연장의 혜택이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상쇄가 된다고 합니다.
예컨대 유 상무의 경우 은행연합회에서는 내년 10월이 임기 만료지만,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신용정보원에서는 내년 1월부터 새롭게 임기가 시작하게 되지요. 일반 직원들은 임금 부분에서는 별다른 불이익이 없습니다. 거의 기존과 동일한 수준에서 임금이 유지되거든요.
하지만 기존 연합회에 사표를 내고 한국신용정보원으로 새로 입사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손해를 보는 면이 생기게 됐습니다. 퇴직금 면에서 말이죠. 기존 연합회에서 계속 근무한다면 근속 연수가 길어져 퇴직 때 더 많은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데, 강제로 중간 정산을 하게 됐거든요.
신설 조직인 한국신용정보원 이동 관련해서도 자발적으로 이동을 원하는 직원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새로 생긴 조직으로 옮기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대외적인 신인도도 그렇고요.
실제로 정보 업무 등 일부 부서에서는 강제로 이동 결정이 난 직원들도 있답니다. 이 때문에 한국신용정보원 경영진도 벌써부터 고민이 많다고 합니다. 일정 정도 보상 측면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거든요. 하지만 마땅한 방안이 없다고 합니다.
이동 예정인 직원마다 근속 연수가 다르고, 직급, 직책이 달라 동일한 보상 방안을 결정하는 게 어려워서지요.
두 명의 임원이 이동해 임원 공석이 생긴 은행연합회도 임원 선임 등의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조직의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만큼 기존 임원 수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신용정보원 출범을 앞두고 당분간은 진통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끝)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