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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선거 논란' 여성 CEO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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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중소기업부 기자) 전국 여성 CEO들의 모임인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요즘 시끄럽습니다. 회장 선거를 앞두고 일부 후보가 금품선거와 사전 선거운동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여경협은 오는 22일 차기 회장을 뽑습니다.

여경협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전 협회장 신모(74)씨는 지난 10월초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여경협 8대 회장 선거에 출마한 한모(57)씨와 협회 지회장 진모(63)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신 씨는 고소장에서 “진씨의 연락으로 9월 초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났는데 인사와 함께 화장품 선물 가방을 건넸고 이후 같은 지회 소속인 한씨가 합석해 선거 지지를 부탁했다”며 “이를 거절한 뒤 집에 와서 화장품 가방을 열어 보니 현금 3000만원이 들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씨는 지난 7월부터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전국 지회의 행사에 참석해 얼굴을 알려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청와대에도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다.

경찰은 이같은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되자 한씨와 진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이달 초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한 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협회를 위해 노력한 원로 멤버에게 기부금 형태로 성의를 표시했다”면서 “협회 행사에 참석한 건 맞지만 회원들에게 지지를 요청한 적은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그러자 신씨는 여경협에 진상조사위원회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협회 측에선 “회원들 사이에 발생한 일은 협회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다”는 이유로 윤리위원회는 꾸려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회장 선거는 22일 오전 예정대로 치러집니다. 후보는 조경업체 반도이앤씨의 박재숙 대표와 자동차 부품회사 효림그룹의 한무경 회장입니다.

여경협은 여성 기업인들의 경영활동을 돕기 위해 ‘여성 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1999년 설립된 국내 유일한 법정 여성단체입니다. 전국 16개 지회와 2500여개 회원사를 둔 꽤 큰 조직이죠.

하지만 과거 선거 때마다 낙선자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아 법정 공방까지 가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금품선거 논란이 일자 ‘기업을 이끌어가는 대표들이 이렇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면 되나’, ‘우리부터 되돌아봐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8(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