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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천 주금공 사장, 인생 첫 주례서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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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김재천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다음달 19일 인생 첫 주례를 서게 됐습니다. 한국은행 부총재보까지 지냈던 김 사장은 사실 지인과 후배 등을 통해 수많은 ‘주례 청탁’을 받았습니다. 그 때마다 번번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정중하게 고사해왔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그럴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답니다.

주택금융공사는 창립 10주년이던 지난해 부산으로 이전했습니다. 공공기관의 지방 혁신 도시 이전의 일환이었죠. 부산 지역 다양한 금융회사 업무 제휴도 활발하게 진행했고요. 그러던 와중에 올 초 부산은행과 업무 협약을 체결할 일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지역 인재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김 사장은 ‘진정한 인재 화합을 위해 주택금융공사 남직원과 부산은행 여직원간 만남이 이뤄지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실제 부산은행 여직원 10명과 주택금융공사 남직원 10명간 미팅이 성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네 커플이 탄생했습니다. 대부분 커플이 헤어졌지만 단 한 커플이 결혼에 이르게 됐습니다. 이 커플의 결혼식이 바로 다음달 19일입니다. 김 사장은 만남을 건의하면서 부산은행으로부터 ‘정말 결혼하는 커플이 나오면 주례를 서야 한다’는 반대 조건을 받았었고요.

김 사장은 “그동안 늘 거절해 왔던 주례를 결국 서게 됐다. 다음달 20일은 하필 또 내 생일이다. 생일 하루 전날 주례를 서게 됐지만 지역 인재로 이뤄진 커플을 축하하는 자리라 상당히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주금공이 주례를 선물하게 된 만큼 부산은행은 결혼하는 커플을 위해 다양한 가전제품을 선물로 주기로 했답니다.

한편 금융회사와 제조 기업들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대내외 상황을 감안해 구조조정에 고삐를 죄고 있지만 주금공은 내년에 신규 채용 인력을 대거 늘리기로 했습니다. 올해 신규 채용 인력이 35명이었는데, 내년에는 84명을 채용할 방침이거든요.

사실 일각에서는 “부산 지역에서 암묵적으로 채용 압박을 받은 영향이 아니냐. 결국 부산 지역 채용만 늘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 섞인 시선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명확하게 설명을 하더라고요.

“금융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한 건, 그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 주금공이 부산 지역에서 채용을 늘리는 건 어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른 지역에 있는 공공기관은 그 지역에서 채용을 늘리고, 이런 식으로 전국적으로 균형적인 발전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라고요.

무엇보다 다음달 김 사장이 인생 첫 주례에서 어떤 조언과 축하의 말을 건넬 지 궁금해집니다.(끝)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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