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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 내년부터 VIP용 달력 제작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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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문화스포츠부 기자) 삼성그룹이 2016년 VIP용 달력을 제작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1개당 9만8000원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VIP용 달력을 매년 5만부(약 50억원) 정도를 제작해 삼성의 전 계열사에 배포해 왔습니다. 삼성이 내년 달력을 만들지 않기로 한 이유는 달력 사용빈도가 낮아지는 추세인데다 최근 삼성그룹이 ‘경영위기’를 외치며 예산을 절감해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동안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관장이 VIP용 달력에 들어갈 미술작품을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재계 인사들을 위해 특별이 제작된 단력의 이미지는 국내외 유명화가들의 작품을 차용했고, 종이도 실제 작품과 같은 질감을 살려내기 위해 프랑스산 고급지 ‘아르슈제’를 활용했구요. 순면으로 만들어진 ‘아르슈제’는 나폴레옹이 문서보관용으로 사용했던 최고급 종이입니다.

삼성그룹은 1990년대 중반부터 VIP용 달력을 제작해 왔습니다. 당시에는 인쇄물이 아닌 진짜 판화 작품으로 VIP용 달력을 제작했지요. 달력 가격이 70만원을 웃돌아 기업인들은 물론 미술계에도 큰 화제가 됐죠.

그러나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사태로 기존 판화로 만들던 달력은 중단하고, 그 때부터 특수 오프셋 인쇄로 바꿔 제작해 왔습니다. 가격도 9만8000만원으로 크게 낮췄구요.

그동안 달력에는 마르크 샤갈를 비롯해 반 고흐, 천경자, 조안 미로, 로이 리히텐슈타인, 이인성, 정선, 김홍도, 천경자 등 리움에 소장된 작품 이미지를 사용해 왔습니다. 작년에는 단원 김홍도의 그림 위주로 VIP용 달력을 제작했는데 색과 질감이 원화에 못지않아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경비절감 일환으로 VIP용 달력은 제작하지 않지만 직원들에게 배포하는 일반 달력은 예년처럼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하더군요. (끝)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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