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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들이 디자이너를 만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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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은 산업부 기자)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직원들이 디자인 삼매경에 빠졌다고 합니다. 금융과 디자인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데 무슨 이유에서일까요.

삼성 금융계열사는 최근 배상민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를 초청해 ‘디자인이 미래다’란 주제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이 강연은 지난 6월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배 교수의 강연을 들은 금융계열사 사장들이 “이 강연은 우리 임직원에게도 공유해야겠다”고 추천해서 성사됐다고 합니다. 창의 아이디어가 중요한 시대에는 디자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취지도 담겼다네요. 이 자리에는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증권 임직원 200여명이 모였습니다.

배 교수는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 코카콜라와 P&G, 코닥 등 세계적인 기업의 제품을 디자인한 인물입니다.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 수상 경력이 52차례에 달합니다. 배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디자인은 트렌디한 기술이나 외형의 아름다움만이 아닌 본질과 문제점에 집중해야 한다”며 “만족은 있으나 감동이나 공감대가 없다면 최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문제점을 찾고 그걸 창의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디자인”이라며 “제품 외관에만 집중했던 코닥은 트렌드를 읽지 못해 회사가 문을 닫기 직전까지 갔다가, 문제점을 반영해 프린트까지 되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살아났다”고 말했습니다. 배 교수는 “단순한 공상에 머무르지 않고 ‘what if(만약에)’를 생각하며 치열하게 꿈꾸고 준비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답니다.

사장단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 임직원들에게 재확산된 사례여서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사장들이 직접 임직원 교육을 챙기고, 미래 사업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함께 공유하는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이런 사례가 앞으로 더욱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끝) /jeong@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6.22(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