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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생활비로 11억원 주면 이혼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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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영 국제부 기자) “이혼하려면 한 달에 생활비로 100만달러(약 11억6450만원)를 내놔라.”

최근 미국에선 한 억만장자 부부의 이혼소송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주인공은 초대형 헤지펀드 최고경영자(CEO)인 켄 그리핀(47)과 부인 앤 디아스 그리핀(45)입니다.

두 사람은 2004년 결혼 당시에도 화제를 뿌렸습니다. 1990년 시카고에서 헤지펀드인 시타델을 세운 켄 그리핀은 자신의 회사를 전 세계 헤지펀드 업계 11위 규모로 키운 억만장자 펀드매니저입니다. 그는 역시 시카고를 기반으로 헤지펀드 아라곤글로벌매니지먼트를 창립하고 펀드매니저로 활동하던 앤 디아스를 만나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헤지펀드 CEO 두 사람이 만나 결혼까지 했으니 관심을 모을 만 했지요.

자녀 셋을 낳고 잘 사는 듯 했던 두 사람은 그러나 지난해 7월 남편인 켄 그리핀이 ‘타협할 수 없는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혼 소송을 내면서 갈라섰습니다. 수개월을 끌어오던 이혼 소송 절차는 당초 지난 5일(현지시간) 시카고 법원에서 공개적으로 시작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법정에서 공방을 벌이는 대신 합의 이혼을 위해 협상을 시작했다고 이날 CNN머니가 보도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아내인 앤 디아스가 합의 조건으로 요구한 돈의 규모입니다. 앤 디아스는 켄이 자신에게 생활비로 매월 100만달러를 보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11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 제트기 사용에 30만달러, 휴가비로 16만달러, 사무실 유지비와 직원 급여로 6만달러, 외식비로 7200달러, 식료품 구입에 6800달러 등을 매달 써야한다고 내역을 제시했습니다. 세 자녀에게 들어갈 양육비와 두 사람이 나눠 가질 재산은 물론 별도입니다. 앤 디아스는 켄과 공동 작성한 재산분할합의서도 남편 측의 강압에 의해 작성된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켄은 변호사를 통해 합의서는 유효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싸움을 벌이기 보다는 조용히 합의를 보겠다고 시도한 만큼 어느 정도 금액으로 재산을 나눌 지가 관심입니다. 남편 켄의 수입은 얼마나 될까요.

CNN머니는 헤지펀드 정보를 소개하는 잡지인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스 알파의 자료를 인용해 켄 그리핀이 2013년 한 해에만 9억5000만달러(약 1조1077억원)를 벌어들였다고 소개했습니다. 전세계 헤지펀드 업계 5위입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챙긴 돈은 39억달러(약 4조5474억원)라고 합니다.

워낙 큰 금액이라 평범한 샐러리맨들의 피부엔 와닿지도 않는 소득입니다. 켄 그리핀이 버는 돈을 생각하면 앤 디아스가 요구하는 월 100만달러는 ‘코끼리 비스킷’ 같기도 하군요.(끝) / bono@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