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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속의 경제史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코드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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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김은정 금융부 기자)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사후관리입니다. 사후관리는 주로 제조업에서 강조되는 경우가 많지만요. 김 회장이 말하는 사후관리는 ‘핵심은 디테일에 있다’ ‘의욕보다는 실천’이라는 의미와 좀 더 가깝습니다.

대부분 최고경영자(CEO)들이 ‘현장 경영’을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이 목소리를 다양하게 들으려고 노력하지만, 이것이 실제 경영 전략에 세밀하게 반영되는 일은 생각보다 적다는 게 김 회장의 판단입니다.

농촌 경제의 활성화를 추구하는 농협의 특성 때문인지 김 회장은 유난히 지방 출장이 잦습니다. 지난 5월부터 제주, 울릉도 등 전국 방방곡곡을 돌고 있는 게 대표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농협금융지주에 바라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섭니다.

간담회 자리가 많다 보니 듣게 되는 얘기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 회장이 생각해낸 것이 바로 ‘건의사항 코드화’였습니다. 소비자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업무별 경영 전략을 수립할 때 다양한 의견을 시스템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죠. 건의사항을 코드화하면 수시로 처리 사항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하네요.

이와 함께 김 회장을 본점에 집중된 권한을 지역 영업본부로 분산하는 작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본점에서 일일이 모든 사항을 관리하고 통제하려면 시간과 비용은 많이 들고 이에 비해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죠. ‘건의사항 코드화’에 따른 후속 성격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참고로 김 회장이 최근 만족하고 있는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화상 통화의 품질 향상입니다. 김 회장은 서울 새문안로 집무실에서 화상 통화를 자주 합니다. 제주나 울릉도 지역 임직원들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아무래도 자주 방문하기는 어렵다 보니 정보기술(IT)의 도움을 살짝 받는 겁니다.

처음에는 목소리가 자주 끊기고 화면이 흐릿하게 보이는 등 등 불편함이 많았다고 하네요. 근래 들어 품질이 부쩍 좋아져 화상 통화로 회의를 한 뒤 만족스러워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게 주변 임직원들의 전언입니다. (끝) /kej@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17(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