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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고리' 작년보다 잠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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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박근태 IT과학부 기자) 전 세계 지진·화산대가 몰려 있는 환태평양 지역이 지진과 화산 공포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7시54분(현지시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 인근에서 규모 8.3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숨지고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칠레에서는 이날 하루 사이에만 규모 2.5 이상 지진이 31차례나 일어났고, 지금도 여진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칠레는 지역은 잦은 화산 분출과 지진으로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해 있습니다. 지난 1960년 지진 관측 역사상 가장 강도가 높은 규모 9.5의 지진으로 중부 지역에서 5000명 이상이 숨졌고, 2010년 2월에도 규모 8.8의 지진이 칠레 중남부를 강타해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500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환태평양 지진대는 전 세계 지진의 80% 이상이 발생하는 곳으로, 지진 발생 횟수가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칠레에 지진이 일어난 16일 하루 사이에도 환태평양 지진대에선 56차례의 크고 작은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7월에는 인도네시아 라웅화산이 분출해 5개 공항이 일시적으로 폐쇄됐고, 6월에는 이번 지진이 일어난 곳에서 가까운 칠레 중부 콘셉시온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이 밖에도 남태평양 통가와 알래스카, 솔로몬 제도에서도 규모 7에 이르는 지진이 올 들어 연이어 일어나는 등 불의 고리 지역이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악의 사태를 빚은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2011년 3월 일본의 쓰나미는 역시 모두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벌어진 재앙이었습니다. 지진이 일어나는 원리는 간단합니다. 지구 표면은 판이라고 부르는 10개의 크고 작은 조각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지구 표면으로부터 깊이가 100~200㎞에 이르는 구간에는 비교적 딱딱한 상태의 물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구 내부의 뜨거운 열이 지구 표면을 향해 끊임없이 이동하면서 이러한 판들은 서로 부딪치거나 멀어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지진과 같은 재해가 발생합니다.

특히 직접적으로 힘이 작용하는 판 경계에선 지진이 더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칠레 지진도 나스카판과 남아메리카판이라고 불리는 두 개의 판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입니다. 태평양과 남아메리카 대륙이 만나는 경계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여러 개 판 가운데 태평양판은 가장 많은 암권판들과 마주하고 있어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에서 지진과 화산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손꼽힙니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 열도는 특히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판, 필리핀해판, 태평양판 등 4개 판이 만나는 곳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지진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히고 지진 규모도 큽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부 해안에서 발생한 규모 9의 지진으로 지진해일이 발생해 수많은 인명피해와 함께 원자력발전소가 파괴되는 큰 재난이 발생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일부에선 최근 강진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두고 불의 고리를 틀어막은 봉인이 풀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2004년 수마트라섬 인근에서 규모 9.1~9.3의 강진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강진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올 들어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유감 지진은 전 세계적으로 1만2829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가운데 규모 6 이상의 강진은 98차례 일어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1건의 지진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입니다. (끝)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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