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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금리인상 반대 압박 "Fed는 움직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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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기=뉴욕 특파원)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 반대론자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대표적인 국제금융기구인 IMF(국제통화기금)와 세계은행, 진보성향의 경제학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와 유력한 Fed 의장 후보에 올랐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과 중국 정부에 이르기까지 한 목소리로 “금리인상 반대(No Fed Rate Hike)”를 외치고 있다.

IMF는 Fed가 명백한 임금인상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확인하기 전까지 움직여서는 안된다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인상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정리했다. 세계은행은 수석 이코노미스트까지 나서서 Fed의 금리인상이 즉각적이고 심각한 국제금융시장의 난기류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특히 신흥국 시장은 자본유출과 공황과 대혼란에 직면할 것이라고 Fed를 압박했다. 지난달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로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을 몰고 간 중국도 익명의 고위관료를 통해 “Fed는 신흥국 시장을 위기로 몰아갈 금리인상을 연기해야 한다”고 공식 입장을 정리했다.

월가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Fed의 금리인상 시기를 12월로 예상한 공식 전망(house view)을 유지하면서 재닛 옐런 의장이 움직여서는 안되는 7가지 이유를 들이댔다. 골드만삭스는 옐런 의장의 7월 FOMC 회의 발언을 분석한 결과 금리인상 시기는 9월이 아닌 12월로 예상된다며, 인플레이션율 등 각종 경제 지표 역시 9월 인상 기대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스탠리 피셔 Fed 부의장은 지난달 29일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매파적 발언을 했지만 내용을 분석하면 “9월 금리인상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지, Fed가 9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9월 인상을 예상하는 월가 트레이더들의 비율도 35% 미만이라며 시장 컨센서스도 반대라고 강조했다.

장기침체론을 주장하고 있는 서머스 전 장관도 연일 금리인상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Fed가 움직여서는 안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에서 “금리인상은 재앙적인 실수가 될 수 있다며, Fed는 아무 일도 하지 말고 그냥 있으라”고 훈수했다. 서머스는 “최근 2주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이 더 악화됐고,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약해지고 상품 가격도 떨어졌으며, 물가상승률도 오랫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현 상황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크루그먼 교수도 반대론자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Fed가 내주에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여전히 믿고 있다”고 운을 뗀 뒤 “Fed가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일방적으로 코너에 몰린 옐런 의장이 9월 인상을 강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는 8월 실업률 5.1%는 미국이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에 도달했으며, 인플레이션율도 1.8%로 목표인 2.0%에 거의 근접한 만큼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설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분석했다. 게가다 Fed로서는 증시와 부동산에 몰려 있는 ‘투기 거품’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으며, 금융시장도 일부 짧은 기간동안 동요할 수 있겠지만 금리인상에 내성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삭소뱅크는 무엇보다 그동안 Fed가 시장을 상대로 금리인상에 대한 컨센서스를 쌓아왔다며 9월 금리 인상은 Fed의 신뢰가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끝)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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