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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닥터에 칼빼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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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이 경제부 기자) 쇼닥터, 닥터테이너란 말 들어보셨나요. 토크쇼 등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의사들을 부르는 단어입니다. 많은 의사들이 TV에 나와 어려운 건강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있지요. 종편이 생긴 이후 건강정보 프로그램이 더욱 많아지면서 쇼닥터 전성시대라고 불러도 될 정도인데요.

오늘 정부는 이 쇼닥터가 TV에 나와 잘못된 건강·의학정보를 제공할 경우 최대 1년까지 의사 자격을 정지시키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그전엔 쇼닥터 관련해 별다른 규정이 없었는데 이번에 생긴 겁니다. 이전에 논의됐던 내용(자격정지 3개월)보다 처벌 수위가 셉니다. 쇼닥터로 인한 부작용들이 생기면서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건데요.

TV에 나오는 것 자체가 의사에겐 광고 기회입니다. 의사의 유명세가 병원 수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에 의사들이 특정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뒷돈’을 준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옵니다. 의사와 방송사를 연결시켜주는 업무를 하는 대행사까지 생길 정도입니다. 일종의 병원 마케팅이지요. TV에 나오는 의사가 곧 진료 잘 보는 의사는 아니라는 얘깁니다.

쇼닥터가 TV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자신의 전공 분야도 아닌데 마치 전문의처럼 말하는 경우도 있고,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홈쇼핑 호스트로 등장하는 의사도 적지 않습니다. 돈을 받고 건강기능식품을 선전하는 거지요.

혹시 ‘미인이 되자’는 케이블TV 프로그램 아시나요. 일부에선 이 프로그램을 한시간짜리 성형광고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외모를 성형수술로 업그레이드시켜주면서 자연스럽게 특정 병원, 또 특정 시술을 알립니다. 거기에 검증되지 않은 시술법까지 ‘이 시술만 받으면 100% 예뻐진다’고 소개한다는 겁니다.

이미 시청자들도 쇼닥터들의 광고성 정보에 대해 지친 탓일까요. 네티즌들은 이번 정부의 시행령 개정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네이버 아이디 lhs5****는 “어떤 프로에서는 이게 맞다고 하고 다른 프로에서는 아니라고 하고… 오히려 방송과 의사들이 더 혼란을 가중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같은 사이트의 unia****는 “뭐 하나만 먹으면 된다는 식의 잘못된 건강 정보가 근절되기를 바란다. 제발 자기 전공 분야만 이야기하고 어깨너머로 들은 이야기를 마치 자기가 전문가인 것처럼 말하는 일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9.2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