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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삼성SDS 경쟁 상대는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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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기 IT과학부 기자) 삼성SDS 스마트물류(SL) 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김형태 부사장을 최근 경기도 분당 캠퍼스 사무실에서 만났습니다.

삼성SDS는 2012년부터 삼성전자의 물류 IT 시스템(첼로)을 개발, 운용해왔고 지난달에는 이에 기반한 오픈 플랫폼인 ‘첼로 스퀘어’를 출시하기도 했지요. 앞으로 수출 중소기업도 삼성전자와 똑같은 물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삼성SDS는 물류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이 부문에서만 2020년까지 매출 7조~8조원(현재 2조~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김 부사장에게 경쟁 상대가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뜻밖에도 “아마존”이란 답변이 나왔습니다. 1년 중 거의 3분의 1 가량을 해외에서 보낸다는 그는 “글로벌 물류회사의 CEO를 만나봐도 다들 요즘 아마존이 너무 무섭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아마존은 물류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109개 대규모 물류센터와 19개의 상품포장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만 총 46억달러를 썼으며 2012년 3월 로봇 기업인 ‘키바 시스템즈’를 인수해 현재 1만5000대의 로봇을 물류센터에서 운용하고 있지요. 아울러 무인비행기인 드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 도입을 검토할 정도로 적극적입니다. 연 매출도 890억달러(105조원)로 이미 전통적 물류 강자였던 DHL(666억달러·79조원)과 페덱스(475억달러·57조원) 등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IBM 출신으로 삼성전자 물류그룹장을 지냈던 김 부사장은 이들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구멍가게’ 수준인 국내 물류 산업에 대해 일침을 놓기도 했습니다. 실제 국내 1위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의 연매출은 4조원 안팎에 불과합니다.

김 부사장은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시장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나라”라며 “이는 역으로 물류 기업 입장에서 천혜의 조건임에도 이웃나라인 중국 일본 등과 달리 글로벌 물류 회사가 탄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부사장은 또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힘겹게 벌어들인 돈이 어쩔 수 없이 외국계 물류 회사로 흘러갈 때마다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었다”며 “이미 많이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국내 물류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끝)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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