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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한국 진출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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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전설리 IT과학부 기자)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에 있는 한솔플라자 건물 외벽에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 매장의 한국 첫 입점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화제가 됐습니다. 현수막이 내걸린 건물 사진은 ‘샤오미 드디어 한국 상륙’이란 제목을 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번져나갔습니다. 샤오미 전시장, AS센터 등이 함께 들어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일부 언론은 이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샤오미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본지 베이징 특파원을 통해 샤오미 본사에 확인해봤습니다. 샤오미 관계자는 “한국에 매장을 낼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재차 확인해봤으나 답은 같았습니다. 샤오미는 20일 공식 웨이보를 통해 한국 일부 언론의 한국 진출 보도에 대해 공식 반박했습니다. 다음은 웨이보 전문입니다.

“최근 한국 언론이 샤오미 공식 직영매장이 분당 한솔플라자에 생긴다고 보도했다. 샤오미는 본 보도 내용에 나온 매장, 전시장, AS센터 등을 설립할 계획이 없다. 또한 타인의 회사 명칭, 상표, 로고 등 사용을 허가하지 않았다. 한국의 많은 회사들이 샤오미 한국지사란 이름으로 채용과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또한 샤오미의 정식 한국지사가 아니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샤오미 한국 진출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샤오미는 한국 진출설을 부인했지만 샤오미 제품들은 이미 국경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그 제품들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기가 높으니 발 빠른 상인들이 대형 유통점을 세우고 제품 판매에 나선 겁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이미 샤오미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업체 11번가가 최근 ’샤오미 원데이’란 이름으로 진행한 할인 행사에서 미밴드, 공기청정기, 체중계 등 한정 물량 666대는 1시간도 채 안 돼 매진됐습니다.

샤오미 제품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깔끔한 디자인, 탁월한 성능,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대륙의 실수’란 별명이 붙은 이유입니다. 늘 가격에 걸맞는 싸구려 제품만 내놓던 대륙(중국)이 실수로 잘 만든 제품이란 의미입니다. 그간 우리가 접해온 중국산 제품은 가격이 싼 만큼 품질도 낮았습니다. 그러나 샤오미는 이 통념을 뒤집었습니다. 가격은 여전히 낮지만 품질이 괜찮다는 평가입니다.

2010년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시작한 샤오미는 창업 5년만에 소형 액세서리부터 대형 가전까지 제품 영역을 거침없이 확장해왔습니다. 스마트밴드, 외장배터리, 체중계, 블루투스 스피커, 액션캠, 멀티탭, 셀카봉부터 벽걸이형 에어콘, 초고화질(UHD) TV, 공기청정기까지 판매합니다. 특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샤오미가 한국 기업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오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레이 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5~10년 내 삼성전자, 애플을 뛰어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외국 제품을 모방한 저가 기기로 세계적인 브랜드를 구축한 삼성전자 등 30년전 한국 기업들을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끝)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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