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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임직원이 기사 쓰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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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은 산업부 기자) 외국인 임직원이 국내기업 사내 소식지에서 기자로 활동하는 경우 보셨나요? 보기 드문 일인데요. 삼성SDI가 최근 외국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사내 외국인 기자단을 정례화하기로 했습니다. 삼성SDI는 회사 내 외국인 임직원 수가 늘어나자, 한국인 직원과 외국인 직원간 소통을 늘리겠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외국인 기자단을 처음 만들었는데요. 회사 안팎에서 반응이 좋아서 앞으로는 1년 단위로 기자단을 운영하기로 했다는군요.

이 외국인 기자들은 삼성SDI 사내 웹진을 통해 한국 직장생활 적응기부터 외국 문화에 대한 소개 등 다양한 칼럼을 씁니다. 현재 이탈리아, 러시아, 카자흐스탄, 중국인 직원 4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삼성SDI 관계자는 “운영 성과가 좋다고 판단해 올해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며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외국인 직원에게는 한국 직원들과 교류 계기가, 한국 직원들은 글로벌 체질을 익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국인 기자단 중 가장 활약이 돋보이는 인물로는 이탈리아인 디노 리치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장(사진)이 꼽힙니다. 디노 부장은 지난해부터 사내 웹진에 ‘전통 이탈리아 요리 스쿨’이라는 기사를 연재했는데요. 이 기사는 주회수 1000건을 돌파했습니다. 까르보나라는 국내에선 ‘크림 파스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전통 까르보나라엔 크림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 등 한국내 이탈리아 음식과 현지 요리법의 차이를 재미있게 풀어써서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디노 부장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운 음식을 주제로 잡았더니 반응이 좋더라”며 “문화 사절단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디노 부장은 올해도 외국인 기자단으로 활동하기로 했다네요. 그는 “삼성SDI에 입사한 건 2011년인데 요즘처럼 회사 생활이 재미있던 적이 있나 싶다”며 활짝 웃었습니다. 활동 전에 비해 훨씬 많은 회사 동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합니다.

요즘 국내 기업에 다니는 직원들 중 외국인 비율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이런 새로운 시도가 직원간 소통에 많은 도움을 주길 기대해 봅니다.(끝) / jeong@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9.21(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