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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 돕는 '착한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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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늘 디지털전략부 기자) 미국 한 회사에서 자폐아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기능성 옷을 개발했는데요.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폐증을 겪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감각장애(Sensory Perception Disorder)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자극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증상입니다. 증상은 자극을 너무 크게 느끼거나, 잘 느끼지 못해 둔감한 두 가지로 나뉩니다. 예컨대 피부를 살살 긁어도 찢어질 듯 아프거나, 꽉 꼬집어도 아예 못 느끼는 겁니다.

카라반 디자인이 개발한 '센스웨어(Sensewear)'는 이로인해 발생하는 고통이나 답답함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는 옷입니다. 지난 4월, 유명 국제 디자인 공모전인 '렉서스 디자인 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해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감각장애 환자들은 감각장애를 이기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들면 휴지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꾹 짜거나 깨물며 스트레스는 푸는 겁니다. 카라반 디자인의 설립자이자 '센스웨어'를 디자인한 에마누엘라 코르티, 이반 파라티는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센스웨어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재킷엔 공기튜브와 공기를 채워넣을 수 있는 손 펌프가 달려있습니다. 공기를 넣으면 압박을 줘 포옹하는 느낌을 줍니다. 큼지막한 목걸이는 깨물거나 탬버린처럼 흔들어 스트레스를 푸는 데 쓸 수 있습니다. 스카프는 두 종류가 있는데요. 향기나는 것은 후각 기억저장 용도로, 뱀처럼 휘어지고 촉수가 여러 개 달린 것은 압박을 통해 안정감을 주기 위한 용도로 쓰입니다.

머리를 완전히 덮을 수 있을 정도로 쭉 늘어나는 후드도 있습니다. 소리에 민감한 사람을 위한 제품입니다. 위로 빼서 머리에 덮어쓰면 주변 소리 대부분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순식간에 옷 속에 숨어버릴 수 있는 겁니다.

디자이너들은 "보편적으로 쓸 수 있으면서 최대한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는 디자인"을 추구했다고 말합니다. 자폐아동의 아픔을 덜어주려는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끝)
/skyu@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