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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 인사관행' 기무사, 야전순환근무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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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욱 선임기자) 조직원의 잇단 군사기밀 유출과 탄창 밀수출 등 각종 범죄행위로 위기에 빠진 국군기무사령부가 대대적인 혁신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각 군에서 근무하는 간부들이 기무사에서 일할수 있도록 ‘야전순환근무제도’를 도입하는 등 폐쇄적인 인사관리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것입니다.

기무사는 그간 자체적으로 수행해왔던 감찰활동으로는 비리를 근절할 수 없다고 판단, 지난 10일 특별직무감찰팀을 구성했습니다. 기무사는 창설이래 처음으로 전 국방부 감사관을 팀장으로 영입했다고 합니다. 23명의 팀원 중 14명이 외부 전문가들입니다. 특별직무감찰팀은 이달 중순부터 연말까지 모든 기무부대와 부대원을 대상으로 특별 부대진단을 실시합니다. 기무사는 진단 결과를 토대로 과감한 인적쇄신을 단행할 예정입니다. 기무사 관계자는 “감찰팀의 60%를 기무사 이외의 군내외 전문가로 충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무사가 지난 7월20일 발족시킨 ‘혁신 TF’ 산하로 신설한 ‘업무·기능·시스템 개혁팀’은 빠른 시간내 내부자료의 유출을 막기위한 보안시스템 개선 작업을 마무리질 방침입니다. 기밀자료를 작성할 때부터 파기할 때까지 모든 단계를 추적할수 있는 첨단시스템을 구축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무윤리를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부대원 윤리강령도 연말까지 개정할 방침입니다. 기무사 관계자는 “반드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등을 명확하게 윤리강령에 명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목되는 변신 노력은 비기무사 출신도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기무사는 그간 장교는 대위 시절에, 부사관은 중사 시기에 요원을 선발한뒤 외부와는 인사교류없이 내부 인력으로만 조직을 운영해왔습니다. 이러다보니 특권의식과 엘리트주의에 빠져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는 기무 특기 간부들이 기무부대에서만 수십 년씩 일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져들고 온정주의도 심화되었다는 것입니다. 자기들만의 리그에서 살아왔던 셈이죠. 육·해·공군, 해병대의 일반 병과 장교와 부사관들은 본인이 희망해도 기무부대에서 근무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기무사는 이같은 폐쇄형 인사관리 시스템을 손보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각 군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교와 준사관,부사관들이 기무사에서 능력을 발휘할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야전순환근무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현재는 법무ㆍ재정ㆍ공병 등 일부 병과 간부들만이 기무사에서 단기간 근무할수 있습니다. 새로운 피의 수혈로 조직의 폐쇄성을 완화하고 업무 능률도 높이자는 취지입니디. 이를 위해 기무부대에 다양한 직위를 신설할 방침입니다. 각 군 본부와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전문인력 아웃소싱도 같은 흐름입니다. 방첩 보안 전산 등의 전문가를 외부에서 과감히 영입하기로 했습니다. 미래 안보환경에 능동적으로 부응할수 있도록 업무수행체계와 조직도 대폭 개편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기무사는 오는 9월 2일 ‘안보환경에 부응하는 기무사 발전방향’ 이란 주제로 기무사 혁신 및 변화발전 세미나를 가질 예정입니다. 기무사 관계자는 “각종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고 군사보안, 군방첩 및 군에 관한 첩보의 수집·처리 등에 관한 업무 등 부여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진정성을 갖고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무사는 13일 대강당에서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으로부터 조현천 사령관 이하 간부 400여명이 ‘공직자의 청렴한 자세’에 관한 특강을 들었습니다. 기무사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장이 군에서 강연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부대원의 직무윤리의식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기무사가 군으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으로 재탄생하길 기대합니다. (끝)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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