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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끗 부족한 스크린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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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익 문화스포츠부 기자) 요즘 번화가를 지나다 보면 스크린야구장이라는 간판이 붙은 곳을 볼 수 있습니다. 스크린야구장은 스크린골프와 비슷한 개념으로 날아오는 공을 때리면 기계가 타구를 분석해 안타 또는 아웃을 판정합니다. 그냥 날아오는 공을 치는 것보다 주자가 나가고 점수가 나기 때문에 색다른 즐길거리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캠퍼스 잡앤조이 대학생 기자단이 스크린야구장을 찾아 체험기를 쓴 적이 있습니다. (http://www.jobnjoy.com/portal/joylife/campus_life_view.jsp?nidx=91208&depth1=2&depth2=1&depth3=3)

저는 16년 차 사회인야구 선수입니다. 스트레스 해소, 야구 실력 향상 등의 핑계를 대고 자주 야구 연습장을 찾던 저에게 스크린야구장이 생겼다는 뉴스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저도 며칠 전 우연히 경기도 부천의 한 스크린야구장을 찾았습니다.

이용료 5000원을 내면 9 아웃이 될 때까지 공을 칠 수 있습니다. 공을 헛치거나 빗맞으면 파울 판정이 납니다. 타석에 들어서니 거리가 다소 짧아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지 않을까 긴장감이 들었습니다. 타석 앞에 있는 페달을 밟으면 화면 속의 투수가 공을 던지는 모습을 취하면 공이 날아옵니다. 5000원씩 두 번 미니 게임을 치르고 나니 등허리에 땀이 배어났습니다. 사회인야구를 오래 한 덕분에 다행히 헛스윙은 없었습니다.

스크린야구장의 장점은 실제 게임을 하는 듯 타구가 날아가는 모습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가면 점수를 겨뤄 식사나 맥주 내기를 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존의 미니 야구장보다는 공간이 넓어 타구가 날아가는 것을 볼 수도 있습니다. 페달을 밟아야 공이 날아오기 때문에 편안하게 준비한 뒤 타격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배트가 일반 야구연습장에 있는 것보다 가벼워 여성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단점은 타격 이후 이뤄지는 가상의 경기 내용이 다소 부실하다는 점입니다. 주자들의 주루 플레이가 일반 야구 게임의 인공지능에 미치지 못해 황당하게 아웃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신이 잘 치지 못해 아웃이 되면 몰라도 주자가 무리하게 달리다 아웃되는 것을 보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생각보다 게임이 빨리 끝나 5000원이란 비용이 조금 비싸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기술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사회인야구를 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연습 용도로는 다소 부족하고, 야구를 즐기고 싶은 일반 이용자들에게는 꽤 재밌는 체험장이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시원한 스윙으로 홈런을 날려보시길. (끝)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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