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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다연장로켓포 '천무'의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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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욱 선임기자) 최대 사거리가 80㎞에 이르고 축구장 3배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차기다연장로켓포(MLRS) ‘천무’가 육군 포병부대에 처음 배치됐습니다. 두산DST가 발사대와 탄약운반차를 생산,납품하며 한화는 로켓탄을 공급합니다. 향후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대(對)화력전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됩니다.

국방기술품질원(원장 이헌곤)은 4일 경남 창원에서 방위사업청과 육군본부, 장비를 인수할 부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기다연장 발사체계 초도생산 전력화’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군은 이날부터 천무를 전방 포병여단에 실전배치하고 내년에는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천무는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주력 무기입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1314억원이 연구개발비로 투입됐습니다. 최대 사거리는 80여㎞로 36㎞인 기존 MLRS ‘구룡’이나 최대 사거리가 40㎞인 K9 자주포의 2배가 넘습니다. 북한이 보유한 장사정포 중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는 54∼65㎞입니다. 북한이 개발 중인 300㎜ 대구경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는 200여㎞에 달하지만 정밀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시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사격통제장치가 장착된 발사대는 발사관만 바꾸면 239㎜ 유도탄과 227㎜ 무유도탄, 130㎜ 무유도탄을 발사할 수 있다고 합니다. 227㎜ 무유도탄 1기는 900여 발의 자탄을 갖고 있습니다. 축구장 3배 크기 안에 있는 사람과 무기 등을 남김없이 살상하고 파괴할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기품원은 연구개발이 끝난 2013년 말부터 천무가 대량생산될수 있도록 제조성숙도평가(MRA:Manufacturing Readiness Assessment)를 실시, 항법세트 시험장비 등 70여개 품목의 전용시험장비를 새로 제작했습니다. MRA는 연구개발과정에서 나온 문제점이 해결되었는지와 방산업체의 제조 및 시험설비가 완비되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활동입니다. 초도생산이 시작된 2014년 8월부터 발사대와 탄약운반차에 대한 6500km 내구 주행 성능시험과 전자파 간섭시험 등을 실시했습니다. 560여건의 부품 개선과 2만여건의 국방규격 개선활동을 통해 실전배치를 도왔다고 합니다.

이처럼 방산업체의 노력과 기품원의 품질보증활동으로 양산중인 천무는 현재 포병에서 운용 중인 구룡보다 사거리가 월등히 연장돼 북한의 장사정포 사정권 밖에서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군 관계자는 “천무는 북한이 현재 보유중인 장사정포보다 사거리가 길고 성능도 우수하다”며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같은 북한의 서북도서 포격도발이 재발될 경우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을 효과적으로 타격할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런 평가는 성급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화력이 뛰어난 227㎜ 무유도탄을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화는 유도탄을 자체 생산해왔지만 무유도탄의 경우 미국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제품을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면허생산방식으로 제조해왔습니다. 한화는 미국측 기술력을 활용, 무유도탄을 개량해 천무에 장착하려고 했지만 개량품은 지난해 미국의 재검증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간 미국 규격에 따라 만든 무유도탄을 당분간 사용해야하는 실정입니다. 재고물량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천무가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래서입니다.

군은 국내 기술로 무유도탄을 개발하려면 2년 가량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성능이 검증된 천무의 실전배치를 마냥 늦출수 없다고 판단한 군은 국산 무유도탄이 나올 때까지 재고로 버틴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화는 이미 무유도탄 독자 개발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천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고 있어 앞으로 방산수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기품원의 공식 평가입니다. 국내 방산기업이 우리 기술로 무유도탄을 만들어 천무가 완벽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끝) /swchoi@hankyung.com

사진출처. 기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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