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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과 트윗 주고받는 ISS 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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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태 IT과학부 기자) “너무나 사랑스러운 사진입니다. 창밖을 보면 몹시 흥분되지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미국의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는 지난달 3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트윗(tweet) 쪽지 한통을 받았다. 지상에서 400㎞ 떨어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130일째 체류 중인 켈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StationCDRKelly)을 통해 수시로 우주에서 겪는 경험담과 경이로운 현상을 전하고 있다. 켈리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갑작스런 질문에 “대통령에게 트위터를 통해 질문을 받은 일만 빼고는 평소에 흥분할 일은 없다”며 익살스럽게 답했다.

켈리의 소셜네트워크 활동은 ISS에서의 생활에만 국한하지 않고 각 분야를 넘나든다. 지난 1일에는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을 보며 텍사스주 휴스턴을 연고로 하는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팀 텍사스를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앞서 31일에는 한 달에 두 번 뜨는 보름달인 ‘블루문’ 현상을 ISS에서 관측한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ISS가 하루에 16회씩 지구 주위를 돌다 보니 하루 16번씩 해가 지는 모습을 본다는 메시지는 트위터 이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켈리는 러시아 우주비행사 미하일 코르니엔코와 함께 1년간 ISS에 머무는 임무를 부여받고 지난 3월 26일 우주로 향했다. 향후 유인 화성탐사를 대비해 우주 방사선과 무중력 환경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신체에 일어나는 변화를 측정한 뒤 내년 4월에야 지구로 귀환한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질문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는 것도 그에겐 일상이 됐다. 켈리가 지난 31일과 1일 사이 올린 트윗 수만 30건이 넘는다. 그는 ‘가족과 얼마나 자주 연락하느냐’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질문에 “매일 연락하고 있다”고 답해 우주에서의 생활이 생각보다는 덜 외롭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우주인의 소셜네트워크 활동은 좁은 ISS에서의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푸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텍사스대 심리학과 제임스 페네베이커 교수가 개발한 트위터 내용 분석 서비스 애널라이즈 워드가 분석한 켈리의 심리 상태는 매우 밝고, 사회와도 잘 교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켈리의 활발한 소셜네트워크 활동 덕분에 그의 트위터를 날마다 살펴보는 팔로어만 30만8000명에 이른다. 우주에서 1년간의 생활을 뜻하는 해시태그(#yearinspace)는 이미 트위터에선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 ISS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장기간 우주에 체류하는 우주인의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 2013년 5월 처음으로 ISS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마련했다. 이보다 앞서 2010년에는 페이스북 공식 개정을 개설했다. 하지만 ISS에 머무는 우주인들은 이보다 훨씬 앞서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주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소식을 전했다. 2013년 5월 ISS에 머물다 지구로 귀환한 캐나다 우주인 크리스 해드필드는 자유시간에 틈틈이 올린 글과 사진, 동영상이 관심을 끌면서 약 80만명의 팔로어를 모으기도 했다. 2009년 ISS에서 139일간 머문 최초의 푸에르토리코 출신 우주인인 조 아카바는 영어와 스페인어로 트위터를 운영했다. 각각 2009년과 2012년 ISS로 향한 일본 출신 우주인인 노구치 소이치와 호시데 아키히코도 각각 일본어와 영어로 트위터를 운영했다. (끝)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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