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신동빈 회장은 대기하던 기자들 앞에서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미안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현재 신 회장은 다소 난감한 처지입니다.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영상이 공개된 데다가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지지(?)하는 가족들 움직임도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신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시종 한국어로 답했는데요. 이를 지켜본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자신의 입장을 잘 피력했다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왜 굳이 어눌한 한국어로 말했는지 의아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 회장의 기자회견을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선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전략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기업 '에스코토스' 강함수 대표는 "첫째,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을 이어서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메시지는 준비된 발언이라고 판단된다. 둘째, 신 회장의 답변에는 자세한 내용은 없지만 답변구성은 나름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합니다.
강함수 대표는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일본어 인터뷰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에서 서툰 한국어 구사는 롯데그룹은 일본기업이라는 인식을 재생산했다. 또 포토 라인없이 기자에 둘려싸여 어수선하게 기자회견을 하는 건 나쁜 인상을 줄 수 있었다."고 진단합니다.
즉, 바로 기자회견을 하는 것보다는 (아버지를 만나고 나서) 일정을 잡고 특정 장소에서 진행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분석인데요.
강 대표는 "가족경영의 문제점, 롯데그룹의 정체성, 지배구조의 한계 등에 대해 국민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는대로 (향후에는) 경영비전과 목표 등의 구체적인 메시지의 전달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합니다. 이 메시지에는 단지 한국기업으로서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재계 5위 대기업에 걸맞는 책임과 열정이 드러나야 한다는 겁니다.
롯데그룹이 이 사태를 수습하고 다시 활짝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국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끝) / 디지털전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