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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아들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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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영 정치부 기자) 미국을 방문중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7일(현지시간) ‘아들 자랑’으로 박수를 받았습니다.

김 대표의 아들 종민씨가 ‘고윤’이라는 예명으로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적잖이 알려져있습니다. 고윤씨가 영화 ‘친구2’ 오디션을 준비하며 아버지인 김 대표에게 부산 사투리를 과외받았다가 대사로 나오는 거친 욕설 때문에 혼났다는 일화도 유명하지요.

김 대표는 이날 워싱턴DC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에서 한반도전문가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모두연설에서 김 대표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950년 한국전 당시 1만4000여명의 피난민을 이동시킨 메레디스 빅토리호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당시 미국의 화물선이었던 메레디스호는 북한의 흥남부두에서 피란민 1만 4000여명을 거제까지 수송했습니다. 메레디스호의 레오나르 라뤼 선장은 보다 많은 피란민을 태우기 위해 이미 선적했던 화물과 방어용 무기까지 바다에 버리기도 했습니다. 이는 전경애 작가의 소설 ‘민들레 목장(The Dandelion Ranch)’을 통해 세상에 처음 알려졌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국제시장’에서 생생하게 재현돼 젊은층에게도 진한 감동을 주었지요.

김 대표는 이같은 내용을 소개하며 “피난민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던 미국의 결단과 용기가 없었다면 메레디스의 기적도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전 당시 미국의 도움에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이어 “한국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킨 ‘국제시장’이라는 영화에서 당시 구조상황이 생생하게 묘사돼 한국전쟁 이후에 태어난 세대에게 큰 감동과 교훈을 주었다”고도 했지요.

이어 김 대표는 살짝 미소를 머금으며 “제 아들이 배우인데 이 영화에서 피난민 구조를 위해 미해군 함장을 설득하는 통역관 현봉학 선생 역을 맡았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저는 아들이 배우하는 것을 반대했는데, 그 장면을 보고 찬성하기로 마음을 바꿨다”는 그의 얘기에 객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터져나왔지요. 그의 아들자랑은 딱딱할 수 밖에 없는 외교안보 분야 강연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촉매제’가 된 셈임니다.

김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이 동북아 역내 평화와 협력을 위한 ‘촉매자(facilitator)’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강연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던 그의 아들 자랑처럼, 그가 구상하는 한국의 ‘촉매자’ 역할도 동북아를 훈훈하게 이끌 수 있을까요? 김 대표가 앞으로 구체화해갈 그의 외교안보 정책을 지켜봐야겠습니다. (끝)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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