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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0년' 칫솔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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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우 생활경제부 기자) 누구나 매일 꼭 쓰게 되는 생활필수품 중 하나가 칫솔이죠. 그런데 인류가 언제부터 칫솔을 쓰기 시작했는지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전동칫솔 판매업체인 필립스가 28일 칫솔의 역사를 소개한 내용을 들어보시죠.

필립스에 따르면 칫솔에 관한 기록은 기원전 1600년경 중국 역사책에서 처음 발견됩니다. 칫솔의 역사는 약 3600년인 셈입니다. 추운 지방의 중국인들이 뻣뻣한 돼지털을 대나무에 끼워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기원인데요. 인도와 이슬람권에서도 나뭇잎이나 식물의 뿌리를 칫솔질에 사용했다는 비슷한 기록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베이킹 소다나 석회암 가루로 치약을 대신했다고 합니다. 칫솔이 유럽에 소개된 이후 귀족들은 칫솔을 목에 걸고 다닐 정도로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요즘 우리가 쓰는 것과 비슷한 모습의 칫솔은 18세기 영국의 윌리엄 에디스가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사람은 1770년께 폭동을 일으킨 죄로 투옥됐다고 하는데요. 감옥에서 식사로 나온 고기의 뼈에 뻣뻣한 동물의 털을 박아 사용하다가 출소 후 이를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해 대박을 터뜨렸다는 겁니다.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간 것은 1938년 듀폰이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나일론 칫솔을 개발하면서입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칫솔의 기능은 매우 다양해졌는데요. 뒷면에 치약이 부착된 칫솔부터 세정액이 뿜어져 나오는 칫솔, 손잡이에 거울이 달린 칫솔 등으로 진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개인 치아 상태에 맞춰 구강관리가 가능한 전동칫솔을 쓰는 분이 많아졌는데요. 전동칫솔 역시 구동 방식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뉩니다. 단순히 상하진동과 좌우회전을 구현하는 회전식을 채택한 것부터, 초음파가 물에 닿으면서 미세한 공기방울을 만들어 치아 깊은 곳까지 공기방울이 침투하는 음파 방식을 채택한 것까지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또 양치컵 위에 올려놓거나 USB 연결만으로 충전이 가능해져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국내 칫솔시장 규모는 연간 170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업체별 점유율은 LG생활건강 27.9%, P&G 21.6%, 애경 15.7%, 아모레퍼시픽 15.6% 등의 순이었습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얇은 미세모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몇년 전부터 다국적 공룡기업인 P&G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죠.

이 제품이 얼마나 오랜 역사를 거쳐 진화해 왔고 얼마나 치열한 기업 간 경쟁의 산물인지 떠올려보면, 독자 여러분의 책상 위나 가방 안에 있는 칫솔이 왠지 좀 달리 보이지 않나요? (끝)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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