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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튕겨내는 담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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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늘 디지털전략부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시가 거리 담벼락에 물을 튕겨내는 특수 페인트를 칠하기로 했습니다. 노상방뇨를 막기 위한 겁니다. 이 페인트를 칠한 벽에 소변을 보면 오줌이 본인 바지나 신발에 직접 튀게 됩니다.

울트라텍이라는 회사가 개발한 이 페인트는 물분자에 대한 친화력이 없어 물과 섞이지 않는 성분을 이용해 만듭니다. 이를 '소수성 페인트(hydrophobic paint)'라고 합니다. 방수 페인트는 단순히 물을 흡수하지 않는 반면, 소수 페인트는 물을 역으로 튕겨낸다는 점이 다릅니다.

독일 함부르크시는 올해 초 이를 도입해 재미를 봤습니다. 노상방뇨율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통계자료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지역 신문에서 지역 주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술을 잔뜩 마시고 취해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은 유흥가 지역에서 호응이 좋았다고 하는군요.

샌프란시스코 공공정책부 책임자인 모함메드 누루는 여기에 영감을 받아 노상방뇨와의 한판 승부를 펼치기로 했습니다. 노숙자들이 많은 9개 지역 공공시설에 우선적으로 도입할 계획입니다. 그는 지난 23일 트위터에 "담벼락이나 버스정류장, 길가에 소변을 보면 깜짝 놀랄겁니다"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

개발도상국이든 선진국이든 노상방뇨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건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한경플러스는 지난 6월 인도 구자라트주(州)의 아흐메다바드시가 공중화장실 이용자에게 1루피(약 17원)씩을 주기로 했다는 소식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인도인 사이엔 "화장실은 비위생적"이라는 인식이 있는데다, 화장실 설치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노상방뇨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문화적 차이 때문이든, 술에 취해 한 일탈행동이든 노상방뇨는 지역 주민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줍니다. 힘들어도 화장실을 찾는 버릇을 들이는 게 좋겠습니다. (끝)

/skyu@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10.23(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