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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대신 비트코인 찾는 그리스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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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수지 국제부 기자)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속에서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은행이 문을 닫아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더 이상 돈을 찾을 수 없게된 그리스인들이 대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N머니는 29일(현지시간) 런던 비트코인 거래소인 비트스탬프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255.45달러에 거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3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15%가량 급등했습니다.

독일 비트코인 거래소인 ‘비트코인 데’의 올리버 플라프캠퍼 최고경영자(CEO)는 “그리스인들이 지난 10주 동안 평균과 비교해 79%나 더 많은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BTC차이나에서도 그리스인들의 거래가 40%이상 늘었습니다.

폴란드 비트코인 거래소인 비트큐렉스 역시 그리스인들로부터 이메일 문의가 쇄도한다고 밝혔습니다. 주로 받는 질문은 비트코인이 유럽 내에서 법적 효력이 있는지, 비트코인 거래소에서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있는지, 그리스에 비트코인 ATM이 있는지 등 입니다. 그리스 접속자가 늘자 비트큐렉스는 아예 그리스인만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그리스인이 지금 비트큐렉스에 가입하면 3개월 동안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준다는 내용입니다.

국가 부도 위기로 비트코인이 각광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3년 키프로스가 부도 위기를 맞자 키프로스 국민들이 비트코인 사재기에 나선 적이 있습니다. 때문에 2013년 11월 한달 동안 비트코인 가치는 470% 넘게 폭등해 1126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리스에 있는 비트코인 ATM은 아테네의 서점에 있는 한 대 뿐입니다.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상점도 손에 꼽습니다. 아무리 비트코인을 사들여도 실제 사용하기는 쉽지 않은 겁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으로 달려가는 그리스인들의 행렬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적어도 은행에서 인출할 수 없는 돈보다는 비트코인이 실질적”이라는게 필립 고데키 비트큐렉스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suji@hankyung.com (끝)

오늘의 신문 - 2024.05.2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