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연기돌' 전성시대...안방극장 점령한 만능 엔터테이너들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한혜리 한경 텐아시아 기자)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하지 않는 드라마를 찾기 어렵다.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한다고 하면 으레 ‘발연기’를 우려하곤 한다. 하지만 철저한 교육 시스템이 갖춰진 요즘의 트레이닝을 받은 아이돌에겐 연기력 논란은 옛말이다. 오히려 배우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발군의 연기력으로 주목받는 네 명의 아이돌을 꼽아봤다.

# 새로운 만능 엔터테이너의 탄생, 육성재

그룹 비투비의 막내 육성재의 심상치 않은 반란이 시작됐다.

하루에도 수십명의 아이돌 가수가 출현하는 가운데, 육성재 또한 잘생긴 외모를 가진 보이그룹 멤버 중 하나였다. 팀의 막내인 그는 특유의 발랄하고 유쾌한 성격으로 팀의 마스코트로 자리잡았다. 이후 육성재는 본업인 가수 뿐만 아니라 예능, 드라마 등 전천후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가 그의 첫 연기 활동 도전이었다. 극 중 고아라의 동생 쑥쑥이 역으로 출연하여 잠깐이지만 나이에 걸맞는 고등학생의 모습을 그려 눈길을 끌었다. 이어 tvN ‘아홉수 소년’에서는 주연 강민구 역을 맡았다. 강민구는 잘생긴 외모를 가진 허세넘치는 고교유도선수였다. 그가 연기한 강민구의 허세는 마치 육성재 본인의 것인양 자연스러웠다. 비투비 멤버들에게 귀여운 장난을 치는 막내 육성재의 실제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육성재는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스타 등용문’이라 불리는 학교’ 시리즈, KBS2 ‘후아유-학교2015’에 발탁됐다. 이로서 그의 잠재력이 폭발했다.

공태광은 한 마디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가한 반항아였다. 예측불가하다는 점에서 육성재와 공태광은 매우 닮아있었다. 팬들 사이에서도 엉뚱하기로 유명한 그는 실제 성격을 십분 그려내 공태광의 매력을 더했다. 이에 이은비(김소현)을 향한 순애보는 육성재에겐 볼 수 없었던 진지한 모습이었기에 색다른 매력이었다. 공태광은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상처를 받아 둘도없는 반항아가 됐다. 이은비를 괴롭히는 강소영(조수향)을 한 번에 제압하는 강한 모습도 보이지만 엄마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모성애를 자극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육성재는 이런 다양한 감정선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 육성재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공태광인지 육성재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캐릭터에 빠져들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육성재는 MBC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해 ‘서서브보컬’의 의외의 가창력을 선보이며 예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캐스팅되며 ‘대세’ 임을 입증했다. 가수 뿐만 아니라 예능, 연기로 활발한 활약을 펼치는 육성재에게 새로운 만능 엔터테이너의 탄생을 가늠케 한다. 오는 7월, 육성재가 속한 비투비가 컴백을 앞두고 있다. 연기, 예능 등으로 두각을 보였던 육성재가 본업인 가수로서 성공적인 활약을 펼쳐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결정적 한 방을 가지고 있는 작은 소녀 아이유

연기자로서 새로운 도약을 꾀하는 아이유, 그녀에겐 결정적 한 방이 있다.

아이유는 2008년 ‘미아’라는 곡으로 나이답지 않은 애절한 감성을 표현하며 데뷔했다. 첫 데뷔 앨범은 이렇다할 성과 없이 지나갔고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한 무명의 시절을 지났다. 이 시기 아이유는 좌절하기보단 더욱 단단해진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아이돌 그룹 속, 아이유는 기타를 치며 옛날 노래를 불러 시청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이어 아이유는 ‘좋은 날’이라는 곡으로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이며 일명 ‘3단 고음’을 유행시키는 등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했다. 가수로서 입지를 다진 아이유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2011년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KBS2 ‘드림하이’의 김필숙 역할로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연기한 김필숙은 외모 컴플렉스를 극복하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가수 지망 예술고등학교 학생이었다. 역경을 극복하고 사랑하는 음악을 하는 과정은 마치 아이유의 무명시절과도 같았다. 아이유와 매우 닮은 김필숙 역할은 첫 연기도전치고 어렵지 않은 배역인 셈이다. 아이유는 국민 여동생이라는 호칭 답게 귀여운 외모로 사랑스런 김필숙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성공적인 연기 스타트를 끊은 아이유는 이어 주말드라마 KBS2 ‘최고다 이순신’에 출연했다. 아이유는 가족들이 시청하는 주말극의 주연을 맡아 10대 가수를 벗어나 중장년층에게도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예상치 못한 애드리브를 펼치는 조정석에게도 뒤지지 않는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이후 KBS2 미니시리즈 ‘예쁜 남자’의 주연으로 발탁되어 장근석과 호흡을 맞췄다. 아이유는 자신이 가진 매력을 활용할 줄 아는 영리한 연기자이다. ‘드림하이’에서도 그랬듯 ‘예쁜 남자’에서도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며 김보통 역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아이유는 현재 KBS2 예능드라마 ‘프로듀사’에서 톱스타 신디 역으로 열연중이다. ‘프로듀사’ 속 아이유는 같이 출연하는 주연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등 개성넘치는 배우들 사이에서 초반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극 중 신디가 백승찬(김수현)에 대한 마음을 깨달은 뒤부터 신디의 존재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아이유는 사랑의 빠진 톱스타 신디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창문 밖 승찬을 바라보는 신디의 얼굴은 누가봐도 사랑에 빠진 여자였다.

가수로서 무명의 시절을 거쳐 스타가 된 아이유는 자신만의 뚝심이 있다. 그 뚝심으로 화려한 아이돌 가수들 사이에서 기타 연주하는 여성 솔로로 우뚝 솟아날 수 있었고,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가수로서 성공을 거둔 것처럼 아이유는 자신만의 내공으로 연기자로서의 성공을 꾀하고 있다.

# 꾸준한 연기활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내공, 유이

유이는 네 명의 아이돌 중 가장 많은 작품을 해오며 연기자로서 탄탄한 길을 걸어왔다.

2009년 데뷔를 하자마자 유이는 SBS ‘미남이시네요’로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MBC ‘선덕여왕’에서 고현정의 아역으로 잠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남이시네요’에서유이는 ‘국민 요정’ 유헤이 역으로 톡톡튀는 매력을 발산하는 톱스타의 모습을 소화해냈다. 이후 유이는 2011년 KBS2 ‘오작교 형제들’ 주연을 시작해 케이블채널 tvN ‘버디버디’, KBS2 ‘전우치’, MBC ‘황금무지개’, tvN ‘호구의 사랑’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꾸준한 길을 걸어왔다.

항상 안정된 연기를 보여준 유이지만 트렌디한 드라마 위주로 출연한 유이는 오버스런 연기를 펼칠까라는 조심스런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오작교 형제들’, ‘황금무지개’ 등 호흡이 긴 주말 드라마에서 중견 배우들과 호흡하며 자신의 내공을 갈고 닦았다.

지난 2월 방송된 ‘호구의 사랑’에서는 출산 연기까지 선보이며 열정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대한민국 수영스타에서 미혼모 애엄마가 된 도도희 역을 맡은 유이는 아기 엄마 연기로 눈물샘을 자극했다. 수영선수 출신답게 ‘호구의 사랑’에서도 멋진 수영실력을 뽐냈다. 한없이 멋지고 도도한 모습만 보이던 도도희는 사람들 눈을 피해 홀로 출산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유이는 임산부의 모습을 완벽히 재현하며 쓸쓸한 감정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내공을 쌓은 유이가 이번 SBS ‘상류사회’에서 행복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재벌집 딸 장윤하로 돌아왔다. 이제껏 시행착오를 거치며 다듬어진 유이의 연기력은 완벽한 배우의 모습이었다. 엄마 고두심과 결혼에 대해 대치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유이의 연기력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유이는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한 애절함을 표현함과 동시에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강단있는 모습을 표현해냈다.

젊은 날의 경험은 재산이다. 유이의 출연작들은 이제 유이에게 소중한 재산이 될 것이며 이것을 거름으로 삼아 더 뿌리가 단단한 연기자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된다.

#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아이돌, 박형식

이미 연기자로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사하고 있지만 박형식은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

훤칠한 키와 준수한 외모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은 ‘제국의 아이들’ 9명 멤버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제국의 아이들’은 개인활동에서 각자의 기량을 자유롭게 펼쳤다. 멤버 광희는 무한도전 식스맨을 통과해 예능적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광희가 재치있는 아이돌에서 본격적인 예능인 활동으로 제 2의 도약을 예고한 가운데 박형식 역시 연기자로서 또 다른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형식은 2013년 KBS2 드라마 스페셜 ‘시리우스’로 연기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tvN ‘나인’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해 조연으로 활약했다. 박형식은 첫 연기 도전부터 거리낌 없는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후 박형식은 뮤지컬로 다져진 완벽한 발음과 발성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2014년에 방송된 KBS2 ‘가족끼리 왜 이래’에 출연해 철 없는 막내아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차달봉(박형식)의 성장 스토리와 더불어 자신의 연기 성장도 함께 나타냈다. 호흡이 긴 주말 드라마였음에도 불구하고 회를 거듭할 수록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아버지 유동근에 대한 사랑으로 오열연기를 펼쳐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SBS ‘상류사회’에서 박형식은 재벌가의 막내 아들로 야망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이미 앞서 ‘상속자들’로 상류층의 연기는 경험했던 바 있다. ‘상속자들’에서 귀엽고 발랄한 고등학생으로 분했다면 이번엔 까탈스럽기도, 로맨틱한 모습도 갖춘 29세 유창수 역할이다. 박형식은 ‘상속자들’때까지만 해도 연기가 어색한 모습이 보였다. 반면 이번 ‘상류사회’에서는 기존 연기자들에게도 밀리지 않는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성장이 뚜렷한 아이돌도 드물다. 뮤지컬, 예능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다져진 탄탄한 기본기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박형식, 앞으로 더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2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