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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도 서울대 교수에게 듣는 이재용 부회장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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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선 산업부 기자) 지난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대표 사회공헌 행사인 호암상 시상식에 참여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이 부회장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그룹 지배권을 장악했고 각종 행사에 총수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을 보며 사실상 ‘대관식’을 마쳤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앞으로 이 부회장이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삼성그룹의 미래 전망은 어떨까. 과거 삼성이 사장단 회의에 초청해서 조언을 구했던 전문가 5인과 미니 인터뷰를 가졌다. 세번째 순서는 김병도 서울대 교수다.

▶삼성의 승계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경영학 교수나 사회 여기저기에서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경우가 많다. 대놓고 얘기는 안 해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들이 있다. 그걸 극복하는 방법은 본인이 혁신성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삼성이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일전에 사장단 회의 때도 강조했는데 기업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이다. 흔히 사회적인 역할을 더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미국 애플을 보면, 사회적으로 좋은 자선단체 역할을 해서 존경하는 게 아니다. 애플이나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왜 존경받는 위치에 있는가를 자세히 보면 답은 나온다. 바로 혁신성이다. 기업은 혁신을 가지고 그 대가로 스스로도 돈을 벌고 사회에도 큰 혜택을 준다. 삼성이 지난 50여년간 발전해 온 역사를 봐도 중요한 것은 혁신다. 이재용 부회장이 승계를 통해 삼성을 맡는다는 게 용납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거다. 그걸 가장 확실하게 극복하는 방법은 혁신성다. 사회에서 따뜻한 일을 하고 그러는 건 나중의 일이다. 삼성은 이병철, 이건희 회장을 지나 세계 톱 10위 기업이 됐다. 이병철 회장이 창업 당시 전후 우리나라 국가 경제에 좋은 영향을 크게 줬다. 그리고 이건희 체제로 가면서 반도체, 스마트폰 같은 한국의 대표 산업이 된 사업들을 일으키지 않았나. 3대째인 이재용 부회장도 우리나라 간판 기업으로서 삼성이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본인 힘으로 발굴하고 보여줘야한다.”

▶혁신성을 보여줄 방법에 대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스티브 잡스가 미국에서 해 온 것을 보면 사람들이 여태껏 생각해오지 못한 특별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혁신을 보여줬다. 새로운 제품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든 것이다. 스마트폰이라는 걸 만들어서 말이다. 이재용 부회장도 한국을 뛰어 넘어 세계적으로 위대한 무언가를 내놓을 수 있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게 한국 대표 기업을 이어받은 사람으로서 할 일이다.”
/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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