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규 서울대 교수가 본 이재용 부회장의 과제

(남윤선 산업부 기자) 지난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대표 사회공헌 행사인 호암상 시상식에 참여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이 부회장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그룹 지배권을 장악했고 각종 행사에 총수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을 보며 사실상 ‘대관식’을 마쳤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앞으로 이 부회장이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삼성그룹의 미래 전망은 어떨까. 과거 삼성이 사장단 회의에 초청해서 조언을 구했던 전문가 5인과 미니 인터뷰를 가졌다. 두번째 순서는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다.

▶현재 삼성의 가장 큰 문제점은?

“미래 트렌드를 잘 보면, 기존에는 기술경쟁력 제조경쟁력 이런게 중요했는데 미래는 창의성이 가치창조의 원천이다. 창의성을 만드는 것은 협력과 융합이다. 기존의 삼성이 갖고 있던 문제는 동일한 기능과 사업을 다른 계열사들이 경쟁하면서 했는데, 과거의 기술을 빨리 개발하고 하는데는 경쟁이 좋은 방법이었지만 통합과 결합과 창의성 시대에는 계열사간 장벽은 걸림돌이 된다는 점이다. 이번에 이 부회장이 계열사들을 같은 업종으로 묶였는데, 이를 통해 원만하게 서로 협력하고 결합할 수 있는 기본 토대를 갖췄다. 삼성그룹이 가진 중요한 문제점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10년 뒤에 삼성이 지금보다 발전할까?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질 가능성이 많다. 아직은 이 부회장이 전면에 안나타나서 역량이나 미래비전이 뭔지는 구체적으로는 모른다. 다만 지금 현재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고 하고 있는게 두가지인데, 첫번째가 계열사간 통합이다. 두번째는 전 세계 기업들이 대형화되면서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그에 걸맞은 규모를 갖추고자 하고 있다. 두가지 축을 보면 삼성이 필요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보완해야 할 과제는, 내부를 보면 지금 이 부회장이 만든 큰 트렌드는 좋은데 조직이 얼마나 변신하느냐의 문제다. 충성심이 강하고 충실한 사람보다 창의적이고 반짝이는 아이디어 만드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 두번째 유연하고 플렉서블하고 사업부간 협업이 잘 돼야 한다. 세번째 전 그룹적으로 어떻게 시너지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삼성에 걸맞는 미래 먹거리는?

“주가 지금보다 두배 올리려면 전기차 해야 한다. 그룹의 구조가 전기차와 잘 맞는다. 집중할 수 있다. 전기차에 대한 오해가 많은데, 현재 전기차는 전기차가 아니다. 미국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 끌고 있는데...삼성전자가 제대로 된 전기차를 만들면, 가솔린보다 가속 성능 두배, 마력도 두배인 차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한번 충전에 1000km 주행 달성하기 어렵지 않다. 전기차가 주행성과 안정성이 가장 높다. 게다가 삼성은 전기차 판매가를 가솔린 차 수준으로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오나 생명공학도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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