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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K뷰티타운 조성하는 중국 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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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의 중국 이야기) 중국의 도시들이 한국의 병원이나 미용회사들을 한 장소에 입주시키는 ‘K뷰티타운’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잡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 헬스 등 건강관련 서비스업을 키우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입니다.한국 등으로 빠져나가는 의료관광의 수요를 내수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요우커들의 해외쇼핑을 내수로 돌리기 위해 중국내 면세점을 늘리는 동시에 최근 화장품 수입관세를 내린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장쑤성 옌청시는 지난 25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제일병원 테마피부과 드림성형외과 뷰티트리 등 13개 한국 업체 및 기관을 유치하는 코리아건강뷰티타운 조인식을 가졌습니다.옌청시는 이 타운 조성에 크게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타운 조성을 주도하는 한국의 GCT에 15층 건물을 싯가의 절반 수준인 1억위안(약180억원)에 매각하고,인근 25층 건물의 5개층을 한국자본 유치 규모에 따라 3년부터 최장 15년까지 무상임대해주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저우샤오취안 옌청시 부시장은 한국 의료 및 미용업체들이 현지진출하는데 거쳐야하는 행정서비스를 한곳에서 해결하는 원스톱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특히 외자가 독자로 병원을 설립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옌청시의 코리아뷰티타운은 이 도시의 '명동'이라고 할 수 있는 청난신구에 조성중인 아시아미용단지에 위치하게 됩니다. GCT의 공성진 대표는 “제일병원은 산후조리원 형태로 우선 진출한다는 계획”이라며 “건강검진부터 성형과 미용은 물론 결혼식장 등 한국식 의료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빠르면 11월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우 부시장은 “옌청은 인구 830만명의 도시지만 상하이와 베이징 등을 잇는 고속철도가 2018년말 개통할 예정이어서 한국 인구와 맞먹는 주변 인구 5000만명을 타깃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하더군요. 저우 부시장은 "중국에서 소득수준 향상으로 미용이 주택 자동차 여행에 이은 4번째 핵심 소비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올해에만 중국의 미용시장 규모가 6000억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저우 부시장은 “한중FTA(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 조성될 한중산업단지 중국측 지역으로 옌청시를 비롯해 옌타이와 광저우 등 3개 도시가 지정됐다”며 한국의 화장품업체 진출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하이난성은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제의료관광단지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허시칭 하이난성 부성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은 삼성의료원과 대웅제약 등 13개 관련 한국 기업 관계자들과 좌담회를 갖고 투자유치 활동을 벌였다고 중국언론들이 전했습니다. 하이난성측은 의료 인허가 절차 간소화등 여러 혜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입니다.

저장성의 원저우시도 한국 병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의료복합단지 조성에 나서고 있습니다.원저우시 경제기술개발구 대표단은 지난해 11월 방한해 한국의 의료서비스 수출업체인 디올에이치앤비와 원저우내 진하이위안구에 20만㎡ 규모의 초대형 의료복합단지를 건립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경희의료원이 위탁받아 운영하는 국제병원(3000병상), 디올메디컬그룹의 미용성형센터와 실버타운·복합쇼핑몰, 건강검진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원저우시는 실력있는 국내외 의료진을 유치하기 위해 근로소득세를 15% 선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현재 중국에서 고액 연봉자의 경우 일반적인 세율은 30~40% 정도입니다.

중국 도시들이 앞다퉈 K뷰티타운을 조성하는 것은 일부 불법 브로커와 불법 시술 등으로 신뢰를 크게 잃고 있는 한국 의료업계가 현지 직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하지만 의료와 관광을 연계한 요우커의 방한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만 할 일은 아닙니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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