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 취업을 준비 중이라는 장종원(경성대 회계학과 4)씨는 "금융관련 취업정보를 얻기가 막막했는데 인사담당자에게 직접 팁을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토크콘서트 참가 인사담당자]
박태영 한국거래소 인사팀 과장. 2003년 입사
김재환 메리츠화재 인사파트 대리. 2010년 입사
Q. 금융권 취업에 가장 필요한 게 있다면?
김재환: 사람간 관계의 신뢰가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서비스업이다 보니 사람을 효과적으로 대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얼마나 성실하게 했는지를 어필하는 것도 필요하다.
박태영: 남의 돈을 만지는 직업이다 보니 역시 정직성이 중요하다. 금융관련 소양도 필요하다.
Q. 금융 소양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박태영: 전 법학을 전공해서 대학 때 별도의 경제교육을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형태로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있다. 또 자신의 전공을 금융과 연결지어 준비해도 좋다.
김태환: 자격증 관련해서 궁금해 할 텐데 저는 국제통상학을 전공했는데 금융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서 별도로 준비했다. 교내 증권투자동아리에 가입해 모의투자도 해보고 관련 공모전에도 도전했다.
Q. 입사 후 어땠는지, 공부했던 것과 실제가 많이 달랐나.
김재환: 많이 달랐다. 실무에 바로 투입되는 직군이 있는가하면 트레이닝이라고 부르는 교육을 어느 정도 받아야 업무를 할 수 있는 직군도 있다. 하지만 대학 때 배웠던 것이 아무 의미가 없지는 않다. 궁극적으로는 금융업에 몸 담기 위해서 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박태영: 입사 후 1~2년, 많게는 3년 동안 무림의 고수가 되기 위해 물동이를 나르듯 생수통도 나르고 복사도 했다. 모두 수련의 과정이다. 지금의 전공이 현장에서 직접 사용되는 케이스를 많이 보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배워둔 게 큰 기반이 되는 건 맞다. 입사해서 3년 정도는 그야말로 물동이 나를 생각을 하는 게 맞다.
Q. 자소서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김재환: 아까 이야기한 것과 연관지어 보면 개인적으로는 증권투자동아리 활동 모의투자 등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이런 것들을 단순히 나열식으로 소위 ‘티내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한 가지 경험을 했더라도 꾸준히 했고 어떤 것을 느꼈는지를 어필하라. 결과가 좋지 않아도 괜찮다. 꼭 모의투자대회에서 1등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활동을 실제로 했어야 한다.
박태영: 시즌 때면 담당자별로 평균 몇 천 건을 읽는다. 그러다보니 천편일률적으로, 나열식 쓴 건 읽히지 않는다. 인사담당자의 눈에 띄려면 이런 나열식보다는 특징적인 것 한 두 개를 깊이 있게 쓰는 게 낫다. 대신 예쁜 문구를 쓰는 게 좋다. 키워드를 잡아서 가장 자신있는 두 세 가지를 추리는 것이다. 그 활동을 통해 얻은 게 뭔지, 이 회사에 지원할 때 어떤 도움이 될지까지 언급하라.
Q. 영업력은 어떻게 기르고 서류전형이나 면접 때 어떻게 어필하는 게 좋은가?
김재환: 요즘은 모든 회사가 영업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저 역시 영업직으로 입사했다. 다만 영업이라고 무조건 오버스러워야 하는 건 아니다. 단, 회사가 요구하는 방법대로 만들어야 하는데 공통점인 개념으로 보면 사람을 중요시해야 한다.
전 술도 좋아하고 10년간 밴드활동도 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농구도 꾸준히 했다. 이 활동을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사람이라는 주제를 잡았다. 즉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면서 각 유형의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배웠다고 강조했다.
Q. 금융권 입사에 스펙이 중요한가
박태영: 한국거래소는 작년부터 스펙초월채용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지원 단계에 스펙 기재란을 없앴다. 사실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요즘 지원자들의 스펙은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비슷하다. 스펙으로 우열을 가리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 대신 됨됨이와 함께 어떤 것을 준비했는지를 본다.
김재환: 서류를 통과하면 면접 때부터 제로베이스로 평가한다. 최소한의 요건만 통과하면 된다. 이 요건도 자격증, 학점보다는 내용을 본다. 단순한 자격증 보유여부가 아니라 그 자격증을 왜 땄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즉 일반적인 스펙보다는 활동내용을 자세히 적는 게 좋다.
Q. 파생상품 직무 지원자다. 어떻게 대비하는 게 좋을까.
박태영: 한국거래소에 직접 견학 오는 것도 추천한다. 종합플로어를 구경할 수도 있고 홍보관의 체험견학을 신청하면 더 자세히 설명해 준다. 또 증권사가 주최하는 모의투자대회나 채용관련 이벤트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파생상품 직무는 얼마나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했는지가 확연히 드러나는 분야다. 워낙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미리 공부를 하고 관련 경험을 쌓는 게 좋다.
Q. 한 회사만 바라 본 지원자를 더욱 선호하나.
김재환: 첫째로는 중구난방 쓰는 지원자보다는 선호 업종이 뚜렷한 사람을 원한다. 물론 취업이 쉽지는 않기 때문에 한 곳만 지원할 수는 없다. 대신 특정 회사가 아니어도 금융 관련 제반활동을 어필하면 된다.
박태영: 저도 그랬지만 한 회사만 목적으로 하는 친구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는 걸 알고 있다. 대신 취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졸업시즌의 취업률이 100%라면 그 다음해는 50%, 또 다음해에는 25%로 절반씩 줄어든다. 워낙 취업준비생이 많기 때문에 특정 시기를 놓치면 취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래서 특정 회사만 염두에 두기 보다는 업종 중심으로 준비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한국거래소 입사 준비 당시 전공필기시험의 범위가 광범위 해 준비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몇 개만 뽑아 공부했는데 마침 시험당일 그 문제가 나왔다. 면접 역시 며칠 전 TV에서 본 내용이 나왔다. 하지만 100% 운 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열심히 준비를 했기에 운도 따랐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준비하라. (끝)